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함에 따라 강원도 브랜드 한우와 감자, 인삼 등 농·축산 분야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22일 강원도가 공개한 ‘한미FTA 체결 내용 및 향후 영향’ 자료에 따르면 FTA체결로 도내 농·축산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이 높아져도 고급육 농가의 경우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겠지만 품질이 낮은 육우·비거세우 사육농가와 브랜드에 참여하지 않은 소규모 농가는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송아지 값은 22%나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향후 15년간 4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됨에 따라 이 기간 중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내 한우 농가의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돼지와 닭고기는 단기적으로 영향이 적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입 증가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고, 천연꿀 분야도 점차 인조꿀 수입이 늘면서 도내 양봉농가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강원도가 주 생산지인 감자의 경우 신선감자는 영향이 적겠지만 가공용감자 재배 농가는 가격하락 등으로 큰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옥수수의 경우 도내에는 튀김용 및 팝콘용 옥수수를 생산하는 농가가 거의없어 피해가 적을 것으로 보이고, 콩도 8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사과와 배 등 과수분야는 모두 20년간 구조조정 기간이 있고 도내 사과는 대부분 관광지와 산지 주변에서 직판 경향으로 판매되고 있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을 전망이다. 배도 미국산 배는 한국인 기호에 맞지 않아 수입 가능성이 낮다.

고랭지 무와 배추는 물류비와 수송기간 등의 이유로 신선도를 유지하기 힘들고 고추의 경우도 미국도 5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는 이처럼 FTA 등 본격적인 농축산물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강원 농업과 농촌 경쟁력 강화에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7조457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시장개방을 계기로 김치류나 홍삼, 떡 등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농축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수출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농축산물 개방에 맞춰 농산물 시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해외 수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공세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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