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직

원주 드림교회 담임목사

누구나 인생의 겨울은 온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 정직한 시간 앞에 자신이 살아온 역사적 발자취를 돌아보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모든 인생은 마지막 계절인 겨울의 시간 앞에서 공평하다. 모든 생명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헬라어로 시간이라 할때 크로노스란 말이 있고 카이로스란 말이 있다. 크로노스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에 속하는 시간을 말한다. 반드시 겨울은 온다. 한번 태어난 인생 반드시 한번은 죽는다. 이건 크로노스이다. 그러나 시간 속에는 내가 요리하고 지혜롭게 쓸 수 있는 카이로스가 있다. 이 카이로스는 동면으로 시간을 버릴 수도 있고 털갈이로 직면할 수도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당신은 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피난형이다. 겨울을 보내는 동물들의 겨우살이를 보면, 철새나 사슴처럼 자신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해서 겨울을 보내는 동물들이 있다.

동물들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없기에 자신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어찌보면 지혜롭고 자신들의 인생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위험과 고통을 만나게 된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은 그곳에서도 안주하지 못하고 또다시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고 싸우지 않는, 피난형은 우리 인생에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성경의 사도바울은 자신의 인생이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여 현실의 문제를 피하지 않고 맞섰다. 인생은 도전과 고난을 이겨냄으로써 완숙한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 도전하자. 그리고 이겨내자.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다.

둘째 은둔형이다. 먹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죽은 듯 땅속에서 동면하여 겨울을 나는 개구리나 뱀이나 곰같은 동물처럼 말이다. 은둔형 외톨이(Social withdrawal)란 사회활동을 거부한 채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을 말하며 공부나 취업 의욕도 없고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상대하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등, 대인관계나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일본에서도 이런 의미로 ‘히키코모리’라는 말을 쓴다.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라 개인적 요인이나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 비롯된 이유로 본다고 한다.

사람들이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서 육체적인 고통이나 정신적인 고통을 당했을 때, 가족들이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져서 자신감이 없이 자랄 때, 사회문제로 인생이 절망스러울 때, 이러한 행동을 보이게 되며, 결국 현실에서 숨어 버려 은둔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숨어 지낼 수는 있으나 문제는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문제는 더 커지고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지 못하여 인생은 망가지게 된다. 숨을 때 마다 더 깊은 고독과 절망감이 그의 나머지 인생을 어두운 터널에 갇히게 한다. 그러므로 인생의 문제 앞에 숨지 말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정면으로 싸워야 합니다. 혼자 할 수 없다면 도움을 구하라! 가족의 도움을, 친구의 도움을, 동료들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

셋째는 대응형이다. 집에 키우는 진돗개는 털갈이를 통해 두툼한 모피코트를 만들어 입고 겨울내 도망가지도 피하지도 않고 이겨낸다. 인생에 문제가 없는 날은 없다. 인생에 어려운 사건이 안 일어날 수는 없다. 어떤 사건과 문제가 생기더라도 회피하지 않고 숨지 말고 현실에 맞게 대응하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만나도 숨거나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연약한 것을 고치며 보완한다. 담대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노력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전진한다. 이런 사람으로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는다. 이런 사람으로 인해 사회는 건강해진다. 참으로 가치 있는 인생관이다.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우리 인생은 일방통행이다. 한번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누구에게나 겨울은 온다. 그리곤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 인생을 살겠는가? 피하면서? 숨으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 최선을 다하여 인생을 준비하고 살아가자.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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