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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보수우파

2001년 01월 13일 토요일


작년에 오스트리아의 정권교체 때문에 세계가 시끄러웠다. 오스트리아 정권교체는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사회민주당이 제2당이 된 극우 자유당과 연정하려 했으나 자유당이 이를 거부하고 우파 정당인 인민당과 연정구성을 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즉, 오스트리아는 하루 아침에 사민(社民) 정권에서 보수극우파 정권으로 바뀐 것이다.

인구 820만 명에 불과한 오스트리아에 진보 정당이 후퇴하고 보수 정당이 들어섰다 하여 미국과 전 유럽이 떠들썩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권의 한 축을 맡게 된 극우파 자유당의 당수인 외르크 하이더가 극우적이고도 인종주의적인 발언을 거리낌없이 해댔기 때문이다. 나치 친위대 퇴역장교 모임에서 하이더는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폭력을 선동하는 신문에 돈을 준다. 그래서 품위 있는 인간에게 쓸 돈이 없다"고 소리쳤다.

또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는 "흑인들은 정말이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거나 "벌써 수십 년이나 지난 일을 가지고 언제까지 떠들어댈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언행이 이러했으므로 세계는 한 마디로 나치 SS 친위대원들의 기개를 찬양하고 나치주의를 보편화하려는 하이더의 방식이 통용될까 두려워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극우파 정권과 하이더에 대한 견제는 나치의 경험을 경험한 유럽인들로선 당연한 태도였을지 모른다.

자민련 교섭단체 등록 날인을 거부하다 제명된 강창희(姜昌熙) 의원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들어간 장재식(張在植) 의원은 "우리 정당들은 어차피 보수우파"라 말했다. 지난 수십 년 간 우파 군부정권에 시달려 온 우리로서는 흘러간 극우파 이데올로기를 다시 듣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우파 정당과 대북(對北) 교류. 어쩐지 아귀가 맞지 않는 것 같다.

李光埴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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