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의무교육이 전면 확대돼 강원도내 1만6천여 명의 중학생들이 무상 의무교육 혜택을 받게 되었다. 자녀 교육에 많은 돈이 드는 우리의 교육 풍토 속에서 이번 의무교육 확대 실시로 교육비 부담이 줄게 됐으니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교육단체 일각에서 무상 의무교육 범위를 더 확대하여 학부모 부담을 더욱 경감해 주기를 바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을 보니, 아직 남아 있는 문제가 없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교육은 날이 갈수록 지나치게 지식 위주로 치닫고 있다. 전인교육이나 인성교육을 목표 삼지만 학생들은 살아 있는 교육이 아니라 화석화되고 박제화된 지식 덩어리를 마구 집어삼킨다고들 우려한다. 제도권 교육이 인간 없는 지식, 정서 없는 정보만 제공한다는 비판 속에서 학교교육은 지금도 여전히 갈 길을 못 잡고 허둥댄다는 인상을 벗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이렇게 된 데는 학부모들의 과잉 교육열이 책임의 한 몫을 차지한다. 내 자녀는 뛰어나야 하고(秀越 지향), 남이 하는 만큼은 해야 하며(타자 준거), 엄마가 잘해야 할뿐 아니라(엄마 주도), 우리애가 잘 돼야 한다(가족 이기주의)고 믿는다. 또 자식은 상전이며(권위 포기), 특히 돈을 들여야 한다(투자 지향)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제도권 밖에서 엄청난 교육비를 쓰게 만들었다.

이럴수록 학교교육은 교육의 본령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사회가 출세주의와 간판주의에 물들었다 하더라도 정도를 걷는 교육의 참모습을 보여 주어야 공교육의 신뢰성이 회복될 수 있다. 무상 의무교육 확대 실시로 학부모 부담을 줄이면서도 바람직한 교육을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중학 의무교육 확대 실시가 우리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을 바로잡는 한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李光埴 논설위원 misa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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