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민 스님

홍천 백락사 주지

서울 경찰 병원 의료봉사단 <나눔>에서 연락이 왔다. “올해도 3월 마지막 주에 홍천으로 봉사를 가겠습니다.”

연례 행사처럼 인연이 된 면단위 어르신 의료봉사가 벌써 6회째, 바쁜 시간을 쪼개어 고마운 마음을 내어 주신 여러 사람들의 정성이 고마워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얼까 고민하다가 지역의 많은 어르신들이 동참하는 것이 봉사 오신 분들께서 가장 행복해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남면 보건소 주최 해바라기 합창단 수료식에 우연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봉사 장소를 홍천 남면으로 마음먹고 면장님을 면담하니 작년 화촌면 면장님으로 재직 시 의료봉사 경험이 있었기에 흔쾌히 장소 허락 및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얻어 제일 큰 고민이 우선 해결되었다.

각 이장님께 연락을 주십사 면장님께 부탁을 하고 남면 노인회장님 연락처를 받아 찾아 뵙겠다고 인사를 드리니 당신께서 홍천읍에 볼 일이 있다며 시내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먼 길을 나오게 하여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의료봉사 행사의 취지 및 리단위 노인회에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난한 시절 양덕원 성당의 외국신부님께서 지역 어르신께 너무도 헌신적인 나눔을 베풀었다는 기억이 생각나 남면의 양덕원 성당을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하니 당신이 그 성당의 신자라며 반가워하시며, 의료봉사날 미사 후 신부님께 말씀드려 신자들도 많이 참석하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의료 봉사날 참석 어르신에게 점심을 대접해야 하는 장소 때문에 남면 면사무소에 인접한 양덕원 복지회관 시설을 확인하고 양덕원 성당을 방문한 것은 봉사를 하는 분들이나 받는 분들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에 미리 신부님께 부탁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노인이니까 참석할 것이고 주보에도 행사 내용을 싣겠다는 신부님의 인사에 고마워하며 소박한 성당에서 잠깐 합장하고 기도 드렸다. 몇 분이나 오실지, 음식의 양은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가족 법회도 있는데 우리 식구들은 어떻게 분배해야 하나? 오락가락 하는 날씨는 어떨까? 오지랖 넓은 고민들이 신의 뜻대로 놓아 질 것 같은 경건함, 작은 교회의 충만함이 나에게 주는 나눔.

행사 전 날 오전 내내 봄눈이 내리고 차가웠던 날씨를 생각하면 조금 쌀쌀하기는 하지만 얼마나 고마운 날인가 감사해 하며, 의료봉사가 마칠 때 까지 면사무실을 지켜 주었던 면장님이하 직원들의 마인드가 해야 할 일은 즐겁게 하자는 후일담. 바쁜 일정에도 방문과 격려를 주었던 군수님과 홍천경찰서장님의 대화, 공무원은 일을 찾아 나서야 하고 주민은 참여하는 시대가 가장 합리적 행정이 아닌가하는 귀동냥도 마음에 남는 순간.

하루가 빠르게 흘러간다. 이 3월도 어느새 다 지났다. 흘러가는 것 같은 시간들 속에 고마운 마음과 나눔을 주었던 많은 인연들이 남아 있다. 마음 나눔은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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