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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의 달

2001년 02월 22일 목요일


"이것은 한 인간에겐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닐 암스트롱이 지구에 보낸 메시지다. 2년 후 아폴로 14호를 타고 달에 도착한 앨런 세퍼드는 달표면에서 골프채를 휘둘러 200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그렇게 인간이 달의 실체를 접촉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달은 지구의 위성으로서가 아니라 하늘에 떠서 밤을 밝혀주는 유정(有情)한 물체로 인식되고 있다.

일월성신 중 하나인 달은 동양사람들에게 천지신명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해와 함께 인간의 삶을 지배하고 돌보는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고 은근하면서도 친근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달은 신선이 사는 곳이고 계수나무아래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비쳤다. 유럽 사람들이 달의 명암을 목걸이 한 여인의 얼굴이나 집게발을 쳐들고 있는 게로 파악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동화적 정서다. 서양사람들의 달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달의 모양이 변하면서 사람의 정신을 돌게한다고 믿는게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정신이상자나 미치광이를 루나틱(lunatic)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에 녹아든 달은 완상의 대상이자 마음이 서로 통하는 벗이기도 하다. '이태백이 놀던 달'이고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벗'이기도 한 달이다. 장사길 떠난 지아비를 기다리는 아내가 '높이 떠서 멀리 비쳐'주기를 바라는 달이기도 하다. 때로는 고향을 생각케 하고 또 때로는 보고싶은 사람을 더욱 그립게 만드는 달이기도 하다.

강원도의 달을 대표하는 강릉 경포의 달, 하늘에 떠서 호수에 있고 바다에 있고 술잔에 있고 님의 맑은 눈동자에 있어 한꺼번에 다섯 개가 된다는 경포의 달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단다. 우주복 입고 찾아가는 달이 아니라 바라보는 달을 주제로 벌이는 축제니 그아니 한국적인가.

盧和男논설위원angle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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