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어로 '거친 땅'을 뜻하는 '고비'사막은 몽골 남부에서 중국 감숙성 일대에 걸쳐있는 거대한 사막이다. 그 넓이가 한반도 면적의 6배에 가까운 130만㎢나 된다. 해발 1천~2천m의 고원지대인데다 기후가 건조해 항상 모랫바람이 일어난다. 고비사막 남쪽의 산서성 섬서성과 감숙성 남부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황토고원이다. 황토의 두께가 300m나 되고 면적은 한반도의 2배가 넘는 53만㎢에 이른다. 고비사막과 황토고원, 이곳이 바로 황사의 고향이다.

중국대륙을 가로질러 흐르는 황하(黃河)는 말 그대로 누런 강물이다. 황토고원을 지나오면서 흘러들어온 황토때문에 중하류에 이르면 '물 반 황토 반'의 흙탕물이 되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이 장강(長江)이라 부르는 양자강도 흐린 강이다. 양자강 물을 떠서 10분만 놔두면 그릇 밑바닥에 황토 앙금이 생긴다. 그 두 물줄기가 우리나라 서해로 흘러들어 '황해'를 만든다. 중국 서쪽 중앙아시아에서 강한 기압골이 발생하면 건조한 황토고원과 고비사막의 모래가 하늘로 치솟고 이 황토 입자들이 편서풍에 실려 중국대륙을 휩쓸고 한반도로 날아든다. 중국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황사에 공해물질까지 섞여드니 그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황사바람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3국 환경장관이 모여 황사대책을 논의하고 '중국 서부지역 생태복원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워낙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 합의와 선언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올봄도 예외없이 황사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호흡기질환과 눈병을 일으키고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며 산업 현장의 생산시설까지 망가뜨리는 황사를 언제까지 재앙으로 여겨야 할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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