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자신이 제자들을 직접 가르쳐 3천여명의 제자들을 두었지만 정작 '교육'이란 말을 쓰진 않았다. 남을 가르친다는 뜻으로 '회(誨)'란 말을 자주 썼음이 논어 곳곳에 보인다. 교육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쓴 사람은 아마도 맹자이지 싶다. 그는 인생의 세가지 즐거움(三樂)을 말하면서 그 세번 째로 '천하영재를 모아 가르치는(得天下英才而敎育之)' 즐거움을 들었다. 우리가 지금 쓰는 '교육'이나 '영재'란 단어도 이 말에서 비롯된 것 같다.

농사짓는 일이 천하의 가장 큰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산업사회 첨단과학시대에 들어서면서 차츰 빛을 잃고 있지만 교육이 백년 앞을 내다보는 국가적 정책(敎育百年之大計)이란 말은 세월이 변할수록 유효하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틀은 백년은커녕 2,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땜질식 정책으로 누더기가 된지 오래다. 그중에서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대학입시 방법은 '아침에 고치고 저녁에 바꾸는'짓을 수십년간 되풀이해왔다. 그래서 대학별입시세대 국가고사세대 예비고사세대 학력고사세대 수능세대 등 입시관문을 통과한 세대별 유형이 생겼다. 내년엔 같은 수능세대라도 수능급수세대 또는 수시모집세대가 새로 탄생할 것이다.

교육부가 내년 수능을 어렵게 낸다고 발표하자 전국 고3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아우성이다. 수능시험을 계속 쉽게 출제하겠다던 교육부 방침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니 고3 학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한가지만 잘해도 대학 간다' '학생부에 의한 무시험전형 확대한다'는 말에 이전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공부를 소홀히 했던 이른바 '이해찬세대' 고3 학생들은 어려운 수능을 대비해 과외 열풍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갈팡질팡 교육정책에 멍드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가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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