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은 강릉에도 있고, 양양에도 있는 남쪽 편 강이니까, 그런 이름을 가진 강이 안변에도 있다는 것이 그리 이상할 리 없다. 하긴, 북한의 남대천은 안변 뿐이 아니다. 함경북도 길주 남대천을 시작으로, 단천, 이원, 북청에도 그런 이름을 가진 강이 동해로 흘러간다. 남쪽에 있어서 남대천이라면, 북쪽 동쪽 서쪽에 있는 강은 어떻게 불러야 하나. 그 방향을 따서 지은 이름의 강도 있다. 단천에 북대천이 있으며, 이원에는 동대천, 홍원은 서대천 동대천이 있다. 간성읍 북쪽에 흐르는 강을 북천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러나 북고성 후천(後川)은 좀 의외이다. 동서남북 어느 한 방향도 지칭하지 않고 '뒷강'이라고 만 했다. 그렇다면 '앞강'의 전천(前川)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북고성 사람들은 뒷강을 후천이라고 했지만 앞강은 남강(南江)이라고 이름 붙였다. 후천의 원류는 금강산 온정리쪽에서 흘러오는 신계천이다. 신계천은 북고성읍 뒷산을 돌아 입석리 해만물상 앞에서 바다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그냥 신계천이든지, 북쪽에 있으니까 '북대천'이라고 하면 될텐데 굳이 앞마당, 뒷마당처럼 소유개념이 강한 뒷강이라고 생각했을까.

혹시, 남강이 북고성읍에 이르러서는 적벽강(赤壁江)이라고 불렀으니까 신계천도 후천으로 불려야 한다고 했던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남강과 후천은 홍수가 나면 한 몸이 된다. 물줄기 하나가 내점리 앞뜰을 타 넘어가 신계천을 싸안고 후천으로 흐르는 것이다. 그게 후천은 북쪽의 강으로 생각하지 않고 뒷강으로 생각하는 이유일 것이다. 오는 7일 그 후천과 안변 남대천에 삼척 양양에서 부화된 어린연어들이 풀린다. 후천에 연어를 방류하면서도 남강에 방류한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런 내력 때문이다.


咸光福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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