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혈사태를 빚은 종족분쟁에도 불구,해외 순방을 강행한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유족들을 대신해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실종자폭력희생자위원회(콘트라스)의 무니르 위원장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부 칼리만탄에서 발생한 종족분쟁 기간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중동 및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와히드 대통령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그는 "콘트라스를 포함한 몇몇 비정부기구(NGO)들이 469명의 목숨을 앗아간 종족분쟁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집단 소송을 지지토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족간 무력 충돌이 대규모 유혈사태로 악화되기 이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만토로 경찰청장과 지방 관리들에 대한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덧붙였다.

무니르 위원장은 "정부가 국민 생명권 보호에 실패했다. 정부의 사과만으로 유족과 부상자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 소송은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한 목적에서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부 칼리만탄의 종족 분쟁은 반인권 범죄에 해당된다. 인권 유린자를법의 심판대에 세움으로써 법질서를 확립할 수 있기 때문에 소요 사태 희생과 관련해 사상 처음으로 법적 대응을 취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와히드 대통령은 중부 칼리만탄 삼핏에서 원주민 다약족이 이주민 마두라족을강제 추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종족간 유혈충돌이 발생한 지 3일 뒤인 지난달 21일해외 순방에 나서 7일 귀국했다.

대학생 4천여명은 이날 오후 대통령궁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와히드 대통령은수 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핏 유혈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임할 것을요구하며 자정까지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들은 또 개혁정책 추진에 실패한 현 정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의지를 나타내고 와히드 대통령 퇴진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12일 전국 대학별로 동맹 휴교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악바르 탄중 국회의장도 와히드 대통령이 종족분쟁에도 불구, 귀국하지 않고 해외 순방을 강행한 것을 비롯해 집권 기간 저지른 온갖 과오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와히드 대통령은 귀국행 기내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내가 사임한다면 국토가 분열될 것이다. 국토 통합 유지를 비롯한 헌법 수호는 대통령의 책무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할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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