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웅

춘천 삼운사 주지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그러나 정작 행복에 도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행복으로 가는 바른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행복으로 가는 바른 길, 그 길대로 사는 삶을 우리는 ‘바르게 사는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일까. 중국 당나라 때, 유명한 백낙천의 이야기가 있다.

당시 항저우 자사로 부임한 그는 가까운 사찰에 도림선사라는 고승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한 번 직접 시험해 보리라’ 작정하고 수행원을 거느리고 찾아갔다. 도림선사는 사람들이 새둥지 같다고 할 정도로, 나뭇가지 위에 올라 앉아 좌선하기로 유명한 스님이었는데, 소나무 위에 앉아 있는 도림선사를 쳐다보니 저러다 떨어지지나 않을까 아슬아슬해 보였다. 그래서 “너무 위험해 보입니다. 이제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고 소리치니, 선사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내가 보기엔 자네가 더 위험하네” 하였다.

백낙천이 어이없어 하면서 “나는 벼슬이 자사에 올라 강산을 진압하고, 또 이렇게 안전한 땅을 밟고 있거늘 무엇이 위험하단 말입니까?” 하였더니, 선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티끌 같은 지식으로 교만만 늘어 번뇌가 끝이 없고, 탐욕의 불길이 쉬지 않으니 어찌 위험하지 않겠는가?” 백낙천은 이 말을 듣고 범상치 않은 느낌이 들어 “불교의 대의는 무엇입니까? 좋은 법문 하나 해 주십시오”라고 청하자 도림선사는 “나쁜 일 하지 말고, 좋은 일 많이 하라”고 답했다.

대단한 가르침을 기대했던 백낙천은 이 같은 대답에 “그거야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아니오?”라며 신통치 않다는 듯 돌아서려는데, 그 뒤통수에 대고 선사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네”라고 말했다.

도림선사의 그 말, ‘나쁜 일 하지 말고, 좋은 일 많이 하라’는 가르침은 과연 무슨 뜻일까.

경전에 이런 말씀이 있다. ‘일체의 악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맑게 하는 것,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명심해야할 ‘행복의 바른 길’이 아닐까. 돈이나 명예, 그 어떤 쾌락이나 출세보다도 나의 행동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바른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바르게 사는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른 마음, 바른 삶에서 좋은 인연도 생기고 진정한 행복도 가능한 것이지, 어떤 특별한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