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내 조성… 출입조건 까다로워 ‘외면’
홍보·추진동력 부족 ‘애물’ 전락
관광객 유인 특별 프로그램 없어

평화와 생명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조성된 ‘DMZ평화·문화광장’이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민통선 내에 조성되면서 당초 목적과는 다르게 자칫 ‘애물단지’ 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지역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접근성 등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DMZ평화·문화광장은 동송읍 강산·중강리와 철원읍 흥원리 일원 21만여㎡ 규모로 국·도비 등 총사업비 260여억원을 들여 △평화광장 △기념관 △주차장 및 조경시설 등을 갖추고 지난 2011년 10월 개관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문을 연 지 2년째에 다다르고 있는 시점에서 DMZ평화·문화광장은 최소한의 목적과 취지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 차원에서 ‘연간 1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 는 장담과는 다르게 이 곳을 찾는 인파는 찾아볼 수가 없다. 연극, 음악회, 학술회의와 세미나 등을 개최해 ‘통일’ 을 테마로 한 문화행사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별 진전이 없다.

DMZ 설치 60주년을 맞아 평화·문화광장 명소화 차원에서 DMZ국제예술 심포지엄과 비엔날레 격년제 실시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그 또한 기약할 수 없다. 지역 내부에서는 이미 ‘전시용 시설물’ 로 눈총을 받아 가고 있다.

지역 한 인사는 “DMZ 평화·문화광장은 건물 자체만 존재하고 있는 수준” 이라며 “안보관광객 견학수준으로는 건립목적 취지에도 맞지 않는 상태” 라고 주장했다.

사실, DMZ평화·문화광장 개관전부터 운영주체를 놓고 도와 철원군이 ‘밀고 당기기’ 를 한 것도 그 같은 문제를 감지한 속사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도가 철원군에서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 군이 거절한 것도 ‘애물단지’ 로 전락할 것을 우려한 맥락에서라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수차례 협의끝에 ‘DMZ평화·문화광장 위탁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 를 체결해 군 차원에서 위탁·운영하고 도에서 운영비 등 명목으로 일부 지원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문제는 문은 열었으나, 안보 관광명소로서 이미지 제고와 최소한의 역활은 고사하고 별다른 관광객 활성화 방안과 체험·실천 프로그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DMZ평화·문화광장의 현실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DMZ 특성화·차별화 프로그램 개발 부족 및 한계 △접근성 어려움 △ 타 지자체와 유사성 △홍보 및 주체적인 추진동력 부족 등을 꼽고 있다.

‘DMZ’ 이라는 특성상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관광객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이라는 것이 단점이지만, 정교한 프로그램마저 없으면 관광객을 끌기 어렵다.

현실적이면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설립목적은 물론 지역적인 부가 효과마저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왜 그곳에 꼭 세워야만 했는지’ 에 대한 의문점은 계속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철원/진교원 kwc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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