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호 신부

춘천 거두리성당 주임신부

요즘 강연 문화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정치가로 변모한 어느 사람의 ‘희망 콘서트’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TV에서 ‘강연 100℃’와 ‘세상을 바꾸는 15분’ 등 여러 프로그램이 등장했고, 모바일 강연 ‘TED’도 인기가 있다. 유명인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나와서 자신의 경험과 성공 사례 등을 바탕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들을 발표한다. 이런 강연들에 인기가 있는 것은 무엇보다 거짓없는 삶의 진솔한 이야기가 멀게만 느껴졌던 ‘성공’을 ‘나도 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 저러한 강연들을 즐겨보고 들으면서 ‘성공’에 대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먼저, 세상사 모든 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먹은 것을 지금 당장 실천하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누구나 쉽게 알고 있는 이 방법은 그러나 한두 번 해보고 마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족히 10여년은 계속해서 반복해 습관화 되도록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에 길이 보이고 어느덧 그 문턱을 넘어가게 된다.

예수님의 말씀을 빌려보자.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마태오복음 7장 7-8절) 간단 명료한 이 말씀은 기도하는 신앙인의 자세이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의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마음을 먹고 주실 것이라 자신부터 믿어야 한다. 찾는 것을 이미 얻었다는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열릴 것을 목표로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그러면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지 반드시 이룰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거두리성당은 최근에 45억원을 들여 성전을 지었다. 4년 전에 부임 할 때 5억원 정도밖에 없었는데 놀랄 일이다. 신자 수도 얼마 안돼서 자체적인 능력으로 성전을 짓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주위에서도 무리한 건축 공사를 시작한다고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성전 부지가 수년 전부터 개발행위를 하겠다고 신청해 놓은 상태라 미룰 수가 없었다. 할 수밖에 없었고 해야만 했다. 그때부터 신자들에게 위의 예수님 말씀을 상기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필자는 ‘어찌하면 성공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마음먹고 그대로 실천했다. 가정마다 돼지저금통을 키웠고, 음식을 만들거나 좋은 물품을 저렴하게 팔았으며, 다른 성당에 가서 모금하는 등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덤볐다. 의욕이 지나쳤는지 그런 와중에 스트레스와 과로로 얼굴이 마비되는 병(구안와사)이 찾아왔다. 육신적으로도 추락했지만 ‘안 된다, 할 수 없다’는 마음의 문제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의 발판이라고 생각을 고쳐먹고 일을 멈추지 않았다. 과연 몸이 아프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측은지심에 더욱 모금이 잘 됐다. 이제 성전이 완공되고 아직 적지 않은 빚이 있지만 주위에선 모두들 성공한 것이라고 환호성을 올린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 마지막 한 가지 비책이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고치는 것이다. 언젠가 성당의 여러 명 학생들과 등산을 한 적이 있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무탈하게 산을 잘 넘을지 걱정도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두 명이 뒤처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두의 학생들에게 천천히 가라고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그랬더니 뒤처진 학생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를 했다. 그 때 깨달았다. ‘아! 전체의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등산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느린 학생의 발걸음을 맞추어야 하는 구나.’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능력 중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 늘 말썽을 일으킨다. 한 가지 때문에 전체가 늦어지고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그럼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면 그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어 성공의 삶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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