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남우

문화부장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캐나다의 앨리스 먼로(82)에게 돌아갔다. 기대를 모았던 국내 작가 수상은 올해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미래에 노벨문학상 수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글짓기대회가 지난달 본사 주최로 두차례 열렸다.

하나는 올해 처음 공모한 한글날 청소년 글짓기 대회다. 올해부터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된 것을 기념하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언어사용 권장을 위해 마련한 공모전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국적 불명의 언어 사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시기에 이번 글짓기대회가 청소년들에게 국어사랑 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첫 공모전임에도 도내 초중고생들이 대거 참여해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글의 우수성과 그릇된 언어사용을 반성하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개성있게 표현했다.

심사위원들도 “우리의 말과 글이, 배우면 배울수록 신선하고, 쓰면 쓸수록 정겹고 멋지다는 것을 작품 심사를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말글의 가치를 바로 알고, 국어 사랑을 생활화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가 마련되고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김유정 백일장이다.

김유정백일장은 본지 창간과 더불어 시작된 뜻깊은 행사로 한국 현대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김유정 선생을 기리는 ‘김유정 사랑 3대 가을잔치’ 중 하나로 열린다. 매년 본사와 김유정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며 김유정 백일장, 김유정 신인문학상 시상, 실레마을 가을 나들이 행사로 나눠 풍성하게 펼쳐진다.

빼어난 언어 구사로 대표적 향토작가로 추앙받는 김유정 선생은 춘천 실레마을에서 태어나 1933년 잡지 ‘제일선’에 ‘산골나그네’, ‘신여성’에 ‘총각과 맹꽁이’를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이어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가작 입선하는 등 떠오르는 신예작가로 활발히 작품활동을 벌인다.

당대의 명창 박록주에게 열렬히 구애한 것으로도 유명한 김유정 선생은 ‘봄봄’ ‘동백꽃’ 등에서 탁월한 언어감각을 선보여 1930년대 한국문단의 톡특한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유정 백일장은 전국적인 문예행사로 문학 청소년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글솜씨를 마음껏 뽐내는 도전의 무대이다. 그동만 수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해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2004년 단편소설 ‘정원에 길을 묻다’를 발표하고 현재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김미월 작가는 김유정백일장 초대 장원 출신이다. 김유정백일장을 통해 배출된 김미월 작가 등이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작가와 시인을 꿈꾸는 전국의 문학꿈나무들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관문 역할을 할 것이다.

작가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상국 김유정문학촌장은 백일장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그렇고 그런 뻔한 내용, 이미 낯익은 표현 방법이 아닌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자기 목소리를 찾았을 때 비로소 읽는 사람을 긴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등단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두고 두고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김유정 백일장과 한글날 글짓기에 참가한 학생들이 미래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기대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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