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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러시아가 비자없이 온다

최동열 2014년 01월 06일 월요일
   
▲ 최동열

영동본부 취재국장

인터넷에서 ‘북방(北方)’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강원도 관련 기사가 줄지어 화면에 뜬다. 그만큼 강원도와 북방의 연계성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사실 금세기 들어 동해안에서 교역·교류의 파트너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돼 온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북방’이다. ‘북방 항로’, ‘북방 교역’, ‘북방 시장’은 물론 ‘북극항로’까지 온통 북쪽과 관련된 용어 일색이다.

그런데 그 북방은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금단의 땅’이었다. 서슬퍼런 냉전 상황에서 북방은 주로 대결의 상대방이었지, 교역의 파트너는 아니었다. 중국, 러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까지 북방의 여러 나라가 교역·교류의 동반자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 구(舊) 소련에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로 대변되는 개혁·개방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동·서의 극단적 냉전체제가 급격히 붕괴되면서부터다.

그리고 오늘, 2014년 1월1일부터 우리나라와 러시아 간에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면서 양국 국민은 근로와 거주, 유학 목적이 아닌 한 최대 60일까지 사증(비자) 없이 상대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이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했을 때, 경향 각지의 보도매체들은 그 효과에 주목했다. 비자 면제는 필연적으로 인적 교류 활성화를 불러오게 돼 있다. 비자 발급기간과 비용 등의 만만치않은 불편과 부담이 해소되면 관광이나 비즈니스, 행사 참석 등을 위해 양국을 오가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은 불문가지다.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러시아인이 16만7000명이었는데, 당장 비자면제 첫해인 올해 40%가 증가하고, 멀지않은 장래에 인적교류가 몇배 더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그런 기대 수치에는 장밋빛이 더해졌을 수 있겠지만, 강원도, 특히 동해안은 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 속초항∼자루비노 여객 항로가 개설돼 있기에 비자면제에 따른 인적·물적 교류 확대 기대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의료관광’은 빼어난 자연·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언필칭 ‘한국관광 1번지’로 통하는 강원도가 ‘힐링 관광’과 연계해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로 꼽히고 있다.

여기서 한번 질문을 던져 보자. 강원도와 동해안은 기대를 현실화시킬 준비가 돼 있는가. 일선 취재기자들의 답변은 유감스럽게도 “한참 부족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그동안 짧은 체류기간으로 인해 검진 수준에 그쳤던 러시아인들의 의료관광이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면서 치료∼회복의 단계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으나, 도내 동해안권에는 가장 기본적인 통역 요원조차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 진단이다.

부산·대구·인천 등지에서 의료복합산업단지 조성, 관련 재단 출범, 상담센터 운영, 전문 회사 등장 등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강원도에서도 특화 의료관광 상품을 더욱 구체화하고, 지자체∼병원∼여행업계 간 협력체제 강화, 통역 등 전문요원 확충, 행정지원 전담부서 조직 확대 등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강원도 산하가 품고 있는 약초나 한방(韓方) 연계, 더 나아가 요트 등 고급 해양레저산업과 의료관광을 접목시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북방’과 관련해 우리 강원도는 지난 1998년부터 동해안에서 닻을 올린 금강산 관광이 5년째 중단돼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변수가 항상 따라다니기에 강원도가 주도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그러나 러시아 비자면제협정 발효와 올해부터 양양공항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관광객들의 입도(入道)는 지역적 준비와 노력 여하에 따라 파급효과가 커지는 북방의 호재다.

분단국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분단도(道)’의 특성상 강원도는 지난 냉전 시대에 북방으로 인해 가슴 졸이고, 피해를 보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북방이 새로운 거대 시장이 되고 있는 지금, 가장 가까운 지리적 접근성을 살리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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