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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우인가

김한호 2014년 01월 21일 화요일
   
▲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가난을 미덕으로 삼던 프레몽트르 수도원의 재정이 마침내 바닥이 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수도원의 뾰족탑이 무너져 내리고 창문들은 깨어져 나갔지만 그런 것을 손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많은 수도사와 신부들은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마침 그 수도원에는 고셰라는 수도사가 있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젖소 두 마리를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가난에 찌들대로 찌든 수도원의 형편을 늘 가슴아파했던 고셰 수사는 수도원장의 허가를 받아 ‘불로장생주’를 만들기로 합니다. 어려서 자기를 키워준 양부모가 불로장생주의 전문가였기에 그것을 보고자란 고셰는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기억해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불로장생주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프랑스 전역에 팔리기 시작합니다. 가난에 허덕이던 수도원은 하루아침에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고셰는 이 일로 신부의 서품까지 받게 됩니다. 어느날 저녁 신부님들이 모두 모여 경건하게 미사를 드리는데 누군가가 괴성을 지르며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하며 예배당으로 들어옵니다. 그 사람은 바로 고셰 신부였습니다. 불로장생주를 만들기 위해 시음을 하다가 알코올 중독이 된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본 신부님들은 고셰 신부를 향해 “사단아 물러가라”고 합니다. 다음날 수도원장이 그를 찾아가 앞으로는 수도원 출입을 삼가고 주조장에서 불로장생주만 빚으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착한 고셰 신부는 수도원장의 말을 듣고 그곳에서 계속 불로장생주를 만들어갑니다. 시간이 흐르고 수도원장이 다시 고셰를 찾아가자 그는 눈물로 애원하며 제발 이곳을 나가게 해 달라고 이제 술을 그만 만들고 예전처럼 수도생활하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원장은 그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결국 고셰는 양조장에서 시름시름 영혼과 육체가 죽어갑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Alphonese Daudet)의 꽁트입니다. 과연 성직자들이 무엇을 더욱 사랑하는가를 통해 던지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이중성, 위선을 가리키는 말은 그리스어로 휘포크라테스(hupokritees)입니다. 이것은 본래 배우를 가리키는 용어였습니다. 당시에는 인쇄술이 보급되기 전이어서 일반인들은 고전작품을 극장에서 배우의 대사를 통해서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일반인들에게 배우란 모두 동경의 대상이었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 이 말을 배우라는 의미가 아닌 위선자라는 의미로 사용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말과 행동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정의와 사랑을 외쳤지만 그들의 행동은 바르지 않고 사랑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연극무대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연극속의 배우라고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배우가 아닙니다. 배우는 자신이 외운 대사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습니다. 배우의 대사는 무대의 막이 내리는 것으로 끝나 버립니다. 그러나 우리의 말과 행동은 우리의 삶을 이루어갑니다. 그 말과 행동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우리의 인격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다양한 상황과 관계들,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본래의 나를 잃어버리고 위선적으로 살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선물처럼 주어진 2014년을 맞이하여 우리의 말과 행동이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모습에 조금 더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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