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남석

도로공사 강원본부장

영동고속도로는 2001년 대관령터널 개통으로 진정한 고속도로의 위용을 갖춘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대관령터널이 개통하기 전에는 대한민국 대표 휴가지인 동해안에 가기 위해선 대부분의 국민들이 아흔 아홉 굽이의 험준한 대관령 고개를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 험난한 대관령 길을 넘나들다 보면 사람도 차도 모두 지치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과 차에게 소중한 쉼터를 제공하던 곳이 대관령휴게소였다. 동해안을 찾는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한번쯤 쉬어가고, 필자 역시 동해안을 찾을 때면 꼭 이곳에서 장시간 운전으로 지친 숨을 고르며 이제 비로소 동해바다가 멀지 않음을 실감하며 설레곤 했다.

하지만 현재 영동고속도로엔 대관령 휴게소가 없다. 대신 대관령 터널을 지나면 강릉휴게소가 여행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과거처럼 힘들게 대관령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어려움은 없어졌지만, 대관령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쉬운 생각도 든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는 90년대 화장실 신(新)문화를 선도하는 등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이제는 다시 한 번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는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올해부터 강원권 고속도로 관내 휴게소를 단순히 쉬어가는 휴게소에서 고객들이 머물면서 추억과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테마형 휴게소로의 변화를 통해 휴게소 자체를 지역 특성과 어울리는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변신시키고자 한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천된다면 관광객 증가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런 테마휴게소로의 변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단순히 좋은 경관이나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문화·역사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영동고속도로 상의 휴게소에 대관령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훌륭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대관령의 그 높고 험준한 골마다 굽이굽이 서려 있는 수많은 역사와 이야기들은 국내 관광객은 물론 평창올림픽을 맞이해 평창과 강릉을 찾을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좋은 관광 소재가 되어줄 것이다.



따라서 대관령에 인접한 현 강릉휴게소에 대관령이라는 브랜드를 병행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강원권 고속도로 테마휴게소 발전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IOC는 올림픽 관련 각종 올림픽 홍보물에 강릉시의 명칭 사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평창과 강릉에서 함께 진행되는 올림픽이기에 당연한 조치이며, 두 도시의 올림픽이라는 호재를 통한 상생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릉 휴게소의 명칭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기존 강릉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의 브랜드에 대관령이라는 강원의 상징성과 이야기가 결합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강릉과 대관령의 혼용은 강릉의 도시 품격을 낮추기보다는 오히려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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