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행

월정사 부주지 스님

필자는 갑오년 지난 2월 20일자 강원도민일보에 ‘신갑오년역사의 수레바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정신과 국가의 품격에 대하여 기술한 바 있다. 또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서 궁극적으로 순환과 진보를 거듭한다고 강조하였다.

금번 세월호 참사는 어른들과 국정지도자와 국가사회의 각계 지도자들의 국민정신결여의 총체적 적폐로 인하여 우리 한민족 오천년 역사에 동방예의지국가의 국민으로서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예의와 도리를 저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말씀에 ‘인지이도(因地而倒)자 인지이기(因地而起)하라’하여 땅으로 넘어진 자 땅으로 인하여 일어나야 하며 달걀은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밖에서 깨면 프라이밖에 안된다 하였다.

돈만 좇는 탐욕의 운항은 중지되어야 한다. 내 자식, 내 딸인 그리고 서민, 민초들의 어린자식 생명들을 잃으면서 동방예의 국가의 체면과 자존심을 구겼다.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무슨 소용이며 OECD국가와 경제선진국 10대 강국, 또 IT강국이 무슨 소용이며 무엇이 진정 이 나라 국민정신이며 국가정신이며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참회하고 대오각성 환골탈태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 조상과 선조들의 정신은 과거 가난과 헐벗고 풀뿌리로 끼니를 삼고 7년 대한(大旱)의 가뭄과 기근 속에서도 이웃과 자비로 콩 한 조각도 나누며 품앗이하며 생명을 중시하며 베풀고 나누는 국민정신이 있었으며 나눔의 문화를 계승하여 왔다.

그러나 작금의 어른들과 지도자들은 돈과 탐욕과 욕심의 끝없는 항해로 인하여 세월호가 침몰되어 팽목항 맹골수도의 차디찬 물 속에 피지 못한 어린 생명을 수장시켰다. 모든 어른이나 지도자 또 국정책임자는 눈치만 보고 책임전가나 책상정치만 한다. 누가 세월호 피해 유가족과 함께 숙식을 하며 발품을 팔고 그 고통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는가. 정녕 지도자와 국민들이 있는 나라인가.



얼마전 2018 평창겨울올림픽 유치 시 실사 취재했던 외신기자의 조문과 함께 안부전화를 받고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 금할 수 없었다. 동방예의 국가로 성자와 성인들이 살았던 이 땅에 우리조상과 선조들의 자비와 생명사상은 계승되고 있는가.

또 이 나라 국격, 이 나라 국민정신을 팽목항 맹골수도에서 살릴 수 없는가.

대한민국! 팽목항에서 깨어나라!

월정사 탑주변에 추모의 노란 물결을 보고 5000년 대한민국 역사에 이러한 참사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또 참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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