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영

영서본부 취재국장직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분위기는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예전 선거처럼 선거운동기간에 거리마다 울려 퍼지던 로고송과 선거운동원들의 현란한 춤동작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자취를 감추었고 후보자와 운동원들의 조용한 인사만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이 같은 분위기 탓인지 선거가 코앞인데도 전혀 선거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후보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변수가 많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와 앵그리맘들의 선거 참여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특히 이번 선거는 보수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유권자의 비중이 41.4%로 진보성향이 강한 30대 이하 유권자 비중 36.9%를 처음 앞선 것도 큰 변수이다.

여론조사결과 유권자의 20% 이상이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선거에 아예 관심이 없는 국민들도 많아 투표율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 투표율이 저조할 거란 예측과 이번에 처음 실시되는 사전투표제 덕분으로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팽팽히 맞서는 깜깜이 국면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전체 유권자의 55.8%로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충격으로 국민들의 정서가 황폐화 된 것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더욱이 선거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거세지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유권자들을 더욱 식상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후보자들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좀처럼 달궈지지 않는 선거분위기속에 나름대로 손익계산을 하며 막바지 선거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과거 케케묵은 수준미달의 전략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고 있지만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선거전략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2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에는 정책대결 양상을 보이던 강원도지사 선거와 교육감, 자치단체장 선거도 선거 막판이 되자 서로 고소고발과 함께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어 유권자들의 반감과 정치에 대한 불신의 벽을 더욱 높게 쌓이게 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강원도와 도내 18개 자치단체의 향후 4년과 미래가 달려 있다.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 과연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아니면 표를 얻기 위해 얼토당토 하지 않는 공약 남발로 유권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자치단체장들은 물론 광역·기초의원들은 실제 내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다.

현재의 정치 상황이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도지사를 비롯 교육감, 자치단체장, 도·시의원 후보들 중 단 한명이라도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면 기권보다 투표에 참여해 소신껏 찍고 모두가 함량미달이면 X표라도 표시해 자신의 의사를 당당히 밝히도록 하자.

투표를 통해 국민들의 강한 힘을 정치권에 확실히 전달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건전한 뿌리가 내리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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