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감정 자극 선거전 횡행
도덕인 기본 ‘바른 언행’ 갖춰야

▲ 우세관

원불교 철원 김화교당 교무

6·4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힘든 시기에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는 청백리(淸白吏)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선출을 힘껏 외친다.

예전의 선거는 투표권을 가진 모두들 위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선거는 5∼10%의 소수 부동층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란다.

선거가 종반에 이르면 이미 선거권자의 대다수가 선호 정당 위주의 확고부동한 표심을 세웠으니 자기 표로 만들 5∼10%만 움직이면 된다는 것이다. 현대 선거의 폐해이자 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정책보다는 감정을 건드리는 언사가 횡행한다.

90%가 넘는 대다수 유권자가 어리둥절해도 5∼10%를 끌어오기 위한 이른바 짧은 시간동안 ‘먹히는’ 진화된 네거티브 선거가 판을 친다.

이렇다보니 나라와 국민들의 미래는 5∼10%만 끌어오는 계산된 바람 속에 결정되고 만다.

정책의 실종과 네거티브로 당선되는 청백리들…. 이것이 세월호의 참사 속에서도 여전히 허둥대는 나라의 모습이다.

아직도 선거 속 흑색선전들은 끝간 데까지 갈 요량이다.

멈추지 않으면 날은 더욱 시퍼레져 가고, 칼은 더욱 커질 뿐이다.

칼은 날이 설수록, 크기가 커질수록 남을 쉽게 죽인다. 게다가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 또 그 날에 의해 자신 역시 상하고 만다. 멈추지 않으면 안된다.

말들 속에서 나올 것은 다 나오고, 서로의 그릇들은 다 확인되고 말았다.

이 물결속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와 유권자인 우리들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 종사는 “지금은 정치인들이 주연이 되어 정치극을 벌이는 도중이나, 그 막이 끝나면 도덕막이 오르나니 지금은 도덕가의 준비기라, 바쁘게 준비하라”고 하셨다.

도덕(道德)의 중요함은 최근 총리 후보자 사퇴에서 그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당선이 급하겠으나 득표와 투표 이전에 내 마음속에 칼을 품지 말고, 내가 칼을 휘두르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도덕의 첫 걸음이다.

청백리들에겐 극단으로 치닫는 정쟁과 선거가 결국 ‘칼의 승리’를 가져다줄지 모르겠지만 몇 년후 ‘칼의 패배’를 선사할 것이다.

유권자들도 물결 한 가운데 있음은 어쩔 수 없으나 나의 한 표가 ‘칼’이어서는 안되고, ‘정의’이어야 아름다운 미래를 열 수 있다.

교과서적인 작은 외침이 선거판에 들릴리 만무하건만 기위 마련된 자리라면 수행인의 작은 숨결하나 다시 뿜어 본다.

선거의 소용돌이 속에 칼을 놓고 평상심으로 가는 것이 도덕갖춘 사람의 위치로 오는 것이다. 당장의 승패가 문제이겠지만 인생의 승패를 작금의 전장터에서 다 소진할 것인가?

법정 스님의 글 한 줄이 깊게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가 늙어간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기 차례가 되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그렇지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라 녹슨 삶이다. 녹슬면 모든 것이 허물어진다.’

내 삶의 녹 없는 언행이 비로소 도덕인의 기본이다. 맑은 공기속의 우리가 왜 이리 도덕인이 되기 힘든가.

혜(兮)여, 참 도덕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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