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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마른 감수성을 자극하는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편의 수채화를 스크린에 옮겨 놓은 듯 예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부터 남녀 주인공의 속살이 온전히 드러나는 격정적이면서 불온한(?) 사랑까지….
 몸과 영혼이 서로 엇갈린 남자와 한 여자의 뗄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중독'과 평범한 삶을 버리고 불륜의 사랑을 선택한 전업주부가 등장하는 '밀애'. 이와 함께 스크린을 장식할 '몬스터볼'은 교도소 사형집행관과 사형수 아내의 기막힌 인연, '포제션'은 19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의 사랑이다. 우리영화 2편과 외화 2편의 밀22고 당기는 팽팽한 대결 구도가 볼만하다.
 25일 개봉되는 '중독(감독 박영훈)'에서는 사랑이라 부르지 못하는 위험한 동거를 보여준다. 서로 유일한 가족이었던 형 호진(이얼)이 은수(이미연)와 결혼하게 되면서 셋으로 늘어난 이들은 행복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낸다. 형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진(이병헌)이 카레이싱 결승전에 출전하는 날. 불의의 사고로 한날 한시, 다른 장소에서 의식을 잃은 형제. 1년 뒤 깨어난 동생은 형수를 아내라 부른다.
 올해 아카데미·베를린 영화제 등 내로라 하는 국제무대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할리베리 주연의 '몬스터볼(감독 마크 포스터)'은 같은 날 선보인다. 남편이 사형된 후 근근이 지내던 레티샤(할리베리)에게 도움을 주며 접근한 백인남자(빌리 밥 숀튼). 그는 바로 남편의 사형을 집행했던 전직 교도관이었으니…
 옛 남녀시인간 사랑의 흔적을 밟아가는 문학 스릴러 '포제션(감독 닐 라부트)'.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랜돌프 애쉬, 그의 100주년 기념주간을 맞아 관련 자료를 조사하던 미국계 학자 롤랜드 미첼(아론 에카트)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아내에 대한 연시를 많이 남기며 애처가로 유명한 애쉬가 당시 레즈비언이었던 여류시인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연서를 우연히 발견한다.
 유명배우들간 정사장면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밀애(감독 변영주)'는 다음달 8일 개봉된다. 전경린씨의 소설 '내 생애 꼭 하루뿐일 아주 특별한 날'을 원작으로 인물의 감정표현에 주력해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적한 시골병원의 의사 인규(이종원)는 낚시와 섹스를 즐기며 일상을 보낸다. 미흔(김윤진)은 남편의 외도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채 고통에 시달리며 지낼쯤 우연한 만남은 시작되고 온몸으로 서로에게 빠져든다.
  姜承勳 foods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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