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방한 첫날
소형차 쏘울 타고 이동
환영단에 일일이 인사
“한국에 은총” 한글트윗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궁정동 교황청대사관으로 향하며 을지로입구역 부근의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소박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오전 10시 16분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교황이 탄 알리탈리아 전세기가 활주로를 한바퀴 돌고 20여 분 뒤 붉은 카펫이 깔린 비행기 트랩 앞에 멈춰섰다.

문이 열리고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한 교황청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등이 트랩 위로 올라가 교황을 맞이했다.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섰지만 입가에는 인자한 미소가 번졌다.

아이보리색 상의로 교황의 법복과 조화를 맞춘 박근혜 대통령과 교황은 한동안 인사를 나눴으며, 교황은 한복을 입은 최우진(초교 6년), 승원(초교 2년) 남매가 건넨 꽃다발을 가슴에 안았다.

교황은 남매를 껴안고 “친절해서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고, 최 남매는 “교황님을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의장대를 지나 일렬로 교황을 기다리던 30여 명의 환영단에게 다가간 교황은 한명 한명 손을 잡고 고개 숙여 인사말을 건넸다.

시복 대상자 후손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족, 다문화가족, 새터민, 장애인, 노인 등으로 구성된 환영단은 교황을 맞이하며 감격에 잠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족들과 인사하면서 손을 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으로는 고 남윤철 교사의 아버지 수현 씨와 부인 송경옥 씨, 사제를 꿈꿨던 예비 신학생 고 박성호(단원고 2학년) 군의 아버지 윤오 씨, 일반인 희생자 고 정원재 씨의 부인 김봉희 씨 등 4명이 참여했다.

교황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 교사의 부모 앞에 걸음을 멈췄고, 한 손을 가슴에 댄 채 세월호 가족들과 눈을 마주하며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소외된 이웃들과 가장 먼저 만난 교황은 자신이 의전차량으로 선택한 국산 소형차 ‘쏘울’을 타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이날 공항 주변은 3중의 최고 단계 경호가 펼쳐졌다.

하지만 의장대 20여 명이 배치되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된 것 외에 대규모 사열이나 환영 행사 등이 열리지 않아 평소 소박, 청빈, 겸손한 교황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한국 도착후 트위터에 한글로 인사말을 남겼다.

교황(@Pontifex)은 트위터 계정에 “한국에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특별히 노년층과 젊은이들에게….”라고 적었다.

이 트윗은 작성된 지 30여 분만에 약 4000회 리트윗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서울/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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