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도내 천주교인 시복식 참석
춘천·원주교구 등 5211명

광화문은 미사중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 미사가 열리고 있다.

“가난한 자와 약자의 편에 서 사랑을 실천하는 교황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영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 참석해 교황을 가까이서 본 도내 천주교인들은 기쁨을 표시하면서 교황처럼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시복식에 춘천교구 신부 53명과 신자 2648명, 원주교구 신부 80명과 신자 2430명 등 도내 천주교인 5211명이 참석했다.

도내 천주교인들은 잠까지 설치며 오전 3시쯤 행사장에 도착해 오전 4시부터 검색대를 통해 입장을 시작했다. 행사 진행 단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춘천교구, 오른쪽에 원주교구 신자들이 맨 앞자리에 앉아 교황의 카퍼레이드와 시복식을 지켜봤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신자 17만 명이 광화문광장과 인근 도로를 가득 메운 가운데 봉헌된 124위 시복미사는 교황이 라틴어로 주례하고 신자들은 한국어로 응답하는 형식으로 2시간 동안 소박하면서도 장중하게 거행됐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복자 반열에 올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포가 울려 퍼졌다. 한국교회 초기 순교자들이 복자가 되는 순간, 124위 복자화가 펼쳐지고 성가대가 부르는 찬가가 메아리쳤다. 한국교회 주체 124위 시복식을 교황이 직접 주례했다.

이종명(64) 춘천 후평동성당 사목회장은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교황을 직접봤다. 오전 9시부터 카퍼레이드에서 손을 흔들 때 손이 닿을 듯 가까이서 지켜봐 은총을 받은 기분”이라며 “아기 안고 볼 쓰다듬고 입맞춤하는 모습이 이웃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 “복자 탄생을 지켜보며 목숨을 내놓고 신앙을 지켰다는 것을 본 받아야겠다는 생각과 오늘날 사람들은 신앙생활 하는데 부족함은 없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진광수(73) 횡성성당 사도회 복지부장은 “서민적이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생생하게 보고 느꼈다. 경호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과 가까이 하려는 모습과 아이들만 보면 입 맞추고 만지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며 “신자들 사이에 사랑을 실천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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