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 기획국장

국가와 국민의 생명, 평화, 자유를 수호하는 간성(干城), 군(軍)을 둘러싸고 일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군 지휘부에서는 이런 저런 대책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근원적인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폭력과 괴롭힘으로 젊은 생명들이 희생되고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은 사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풀어 가야 합니다. 사회 전반에 생명을 존중하고 나와 남이 지극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으며, 차별 없이 함께 해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가치가 깊게 뿌리내려야 합니다. 서로가 다름만 있을 뿐 근본에서는 행복을 추구하는 존엄한 생명임이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합니다.

강원도는 철원에서 고성까지 분단의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고, 설악산에 자리한 신흥사는 철원에서 춘천, 화천, 인제, 양구, 속초와 고성, 양양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신흥사는 때문에 그 어느 사찰이나 종교 단체보다 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른 이치에 어긋나고 생명의 존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군 내부의 폭력과 부조리에도 함께 아파하고 함께 해결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흥사는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영북 지역 주민과 군 장병이 참여하는 신흥사배 축구대회와 가족 한마당 축제를 개최합니다. 여기에는 민·관·군이 함께 어울리는 소중한 축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GOP 위문과 신병교육대 방문을 통해 지역민의 관심을 작지만 실천하였습니다. 접경지역 군 문제의 해법은 여기서부터 출발됩니다. 지역 주민들과 군 장병이 어울리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야 합니다.

군 장병 스스로 사회에서 단절된 병영이라는 공간, 폐쇄된 시간에 내 던져진 젊음이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을 수호하는 가치 높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군대를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존중해 이등병부터 장군까지 군대 구성원 모두가 지역 주민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강원도가 접경 지역이기 때문에 더 실천하고 실현해 가야겠습니다.

우리는 작은 변화의 시기에 놓여있습니다. 군부대에서는 병사들의 의식수준이 과거와는 차이가 있고 우리 국민 모두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군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강군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접경지역의 주민들도 관심을 더욱 가져야겠습니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일부의 문제 때문에 군대 구성원이 국가와 국민의 생명, 행복을 수호하는 간성이라는 사실을 망각해가고 있습니다. 사병, 간부, 지휘관 등 군대의 구성원들은 지금도 함께 훈련하며 함께 격려해 가며 함께 호흡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고통스러운 사건으로 군이 존중받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스스로의 생명과 가치, 행복을 해치게 됩니다. 어려운 장병들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상담하고, 괴로워하는 동생 같은 장병을 위해 마음을 나누는 장교와 부사관들이 더 많습니다. 비판은 옳지 못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지 비난 그 자체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군과 함께 어울려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군을 더 응원하고 더 격려해서 함께 행복한 길로 가는 것입니다. 강원도민과 군은 모두 한 가족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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