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필

한국은행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최근 언론에서 엔화 가치 하락(이하 엔저)과 엔화 환율 상승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하다 보면 화폐의 가치와 환율의 방향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환율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자에 비교대상 통화를, 분모에 기준통화를 놓고 각 화폐의 수량이 변화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분자에 있는 엔화의 수량이 분모의 달러화 수량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한편 어떤 재화든 수량이 많아지면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일본은 2012년말 아베정권 출범 이후 엔화의 발행량을 크게 늘려 인위적으로 엔화의 가치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아베정권 출범 직전인 2012년 11월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81엔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07엔으로 상승했다. 반면 동기간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87원에서 1036원으로 오히려 하락해 원화가치 상승이 진행됐다.

엔저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엔저로 일본산 제품이 싸지다 보니 우리나라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팔리게 된다. 2013년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경합도는 0.501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10개의 제품 중 5개가 경합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지역 수출품도 예외가 아니다. 도내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과 의료기기 등의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올해 8월말까지 강원지역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7.5% 감소했다.

최근 정부는 엔저로 고통받는 대일(對日) 수출 중소기업의 환변동 보험료부담 완화를 위해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수출 비중이 20%를 넘는 기업들은 눈여겨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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