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체험' 기회… 도시민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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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본사와 강원농협지역본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1회 농가민박 발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체험자 사례 발표를 듣고 있다. 李在龍
 ◇…올해 도내서 첫 도입된 농박(農泊)사업에 대한 평가와 발전방향 등을 모색하는 간담회가 강원도민일보사와 강원농협지역본부 공동 주최로 지난 15일 고성 거진농협에서 열렸다. 이날 농박농가와 소비자가 지난 1년동안 경험한 농박에 대한 평가 및 개선방향, 그리고 전문가가 소개한 일본의 농박사례를 요약한다. <편집자 註>

■ 평가 및 개선방향

 도내 농박농가는 18개 시군별로 1개씩 현재 모두 18개 농박이 성업중이다.
 농박농가들은 지난 1년동안 농박사업을 펼친 결과, 도시민들로부터 일정 부분 인기를 모았으며 농박사업이 연착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숙박시설을 비롯해 화장실, 샤워실 등 일부 시설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시군 등의 지방정부와 농협 차원의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했다. 농박 농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춘천 이승열씨 (개여울·춘천시 사북면 지촌 2리 14-1)
 
 도시의 농박 소비자들이 농촌생활 체험 보다는 휴식개념이 강하다. 농박사업의 성공을 위해 도시민들이 농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화장실과 샤워실 등 일부 시설의 개선이 시급하다. 일선 시군과 농협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이 필요하다.
 
홍천 고종현씨(반딧불· 홍천군 남면 남노일리)
 
 화장실과 취사시설 등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자금지원의 필요성을 검토할 시점이다.
 
평창 김현기씨(산밑의 집·평창군 봉평면 무이 1리)
 
 농박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잘 파악해 농박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계곡산행, 산나물 뜯기, 물고기 잡기 등 소비자가 기대하는 이벤트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화장실, 샤워실과 같은 시설개선이 시급하다. 농박을 통해 소비자와 공급자의 유대 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
농박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 체계적이고 입체적인 홍보도 절실하다.
 
정선 신승대씨(물운대 훈이네 집·정선군 동면 물운 2리 225)
 
 시설투자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러나 투자에 비례해 소득을 보장할 수 있을지 투자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농촌의 노동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아내와 같이 2명이 농사를 지으며 농박 손님을 접대하기가 쉽지 않다. 손님 유치가 어려워 투자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
 
철원 백종한씨(철새보는 집·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277-11)
 
 일부 농박 손님들은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농박과 일반 민박을 혼동해 휴식개념에 치우쳐 농촌을 배우려는 의지가 적어 아쉽다. 소비자들의 농박에 대한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다.
 
인제 원상철씨(약수터 하얀집·인제군 기린면 방동 2리)
 
 소비자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농촌을 체험하며 즐길 수 있어 좋지만 농박농가 입장에서는 돈이 안된다. 농사와 농박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농촌생활은 아침 6시에 시작하는데 농박 소비자들의 아침은 10시 정도에 시작된다. 농사일 제쳐두고 농박 소비자들과 같이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시설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다.
 
고성 이덕용씨(바다랑 황토랑·고성군 거진읍 송포 1리)
 
 비교적 홍보가 잘돼 올 한해 500여개 팀의 농박손님을 받았다. 소득도 약 2천만원에 이른다. 현재의 어려운 농촌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농박은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시설을 개선하고 청결하게 유지할 경우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태백 김천주씨(금천농장·태백시 장성동 125 19통 5반)

 농박이전 부터 농박 형태로 농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농박은 요금제가 확정되지 않아 요금받기가 쉽지않다. 농박을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인근의 관광지를 안내하고 농촌의 정취도 느낄 수 있도록 특색있는 식사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화장실과 욕실 등에 대한 확충 및 시설개선이 필요하다.
 
■ 농박체험 사례 및 개선점.

 (박연택씨 가족 ·성남시 분당구)
 오랜만에 여름휴가를 한적한 곳을 찾아 지내 너무 좋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니 농박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도미니엄이라는 단순한 곳보다 시골 마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자녀들에게 교육적이었다. 농박농가가 바다와 계곡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사람에 치이지 않고 조용히 휴가를 즐길 수 있었다. 시골인심도 넉넉해 시골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녀들과 농촌을 체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보람도 컸다. 일반 휴가지는 바가지가 성행해 휴가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농박 농가에서는 비용도 적게 들면서 휴가와 농촌체험을 모두 할 수 있어 좋았다. 내년 휴가철에도 가족, 동료들과 다시 찾고 싶다.

 (김은경씨 가족 ·서울특별시 강동구)
 농박은 농촌을 경험하는 것으로 생각됐으나 일부 지역의 경우 여름 휴가 성수기를 맞아 상업성에 치우치는 듯 해 아쉬웠다. 당초에는 옥수수 따기, 감자캐기 등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더운 날씨속에 농박주인의 안내가 없어 참여하지 못했다. 농박농가를 될 수 있으면 소수 정예로 특화시킬 필요가 있고 인근의 관광지와 연계시킬 필요도 있다. 숙박시설이 부족하고 욕실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또 농박 농가까지 찾아오기가 다소 어려웠다. 사전에 세밀한 약도나 지도 등을 준비해 농박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으면 좋겠다.

■ 일본의 주 5일제와 민숙농가 등록제

 일본은 94년부터 주 5일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한후 지난 97년부터 전면적으로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은 종업원 1천명 이상 기업의 경우 90년도에는 66.9% 였으나 99년도에는 91.3%가 실시하고 있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실시율과 실시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어 기업의 여건에 따라 월1회,월 2회, 격주, 월 3회, 완전 주 5일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 5일제 시행을 전후해 국민 1인의 관광횟수와 관광 숙박수는 근로시간의 단축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생활의식 등이 변하면서 농촌관광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도시민의 농촌관광에 대한 관심과 희망도는 94년도 67.1%에서 99년도 83.8%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촌체험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94년도 11.8%에서 99년도 20% 정도로 증가했다. 농촌지역 주민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응답도 3.4%에서 15.5%로 늘어났으며 농박시설 등을 이용하고 싶다는 반응도 94년도 53.8%에서 99년도 66.7%로 12.9 %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정부는 도시와 농촌 사이의 교류규모를 99년도 800만~900만명에서 오는 2004년까지 1천200만~1천400만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09년도까지는 2천만명까지 도농간 교류를 확대시킨다는 계획아래 그린 투어리즘(GRENN TOURISM) 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와관련, 그린투어리즘의 컨텐츠 개발과 도시민의 기대심리 파악, 농촌정보의 파악 및 도시민 수용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특히 도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농업 체험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이 이 업무를 계획, 집행하고 있다. 97년도 기준 소학교의 74.3%, 중학교 30.2%가 농업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또한 농박형태인 '농림어업 민박 등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린 투어리즘의 하나로 도입한 '농림어업 등록제'는 '농산어촌 체제 여가활동 촉진법'의 입법으로 등록제도가 도입돼 (재)농촌어업체험협회가 등록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일본에는 98년말 현재 791개의 민숙농가가 등록되어 밭작물 수확, 산나물 채취, 모내기 등 모두 4천540여개의 농촌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南宮昌星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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