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호

춘천도예 대표

2014년 청마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떠오르는 첫해 아침의 붉은 해를 맞이하며 스스로 다짐했던 바람과 희망찬 꿈을 갖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지나간 350여일을 돌이켜 보면 연초의 바람대로 이룬 기쁨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아쉽거나 후회되는 일들도 적지 않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난 7월 무덥던 날 95세를 일기로 소천하신 어머니께 대한 불효가 후회막급이고 나라 안으로는 안전 불감증이 단초가 되어 꽃다운 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사건 등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많은 사건 사고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아픈 상처와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공공의 봉사정신으로 행정서비스와 복지구현을 위해 존재하는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무소권력을 탐닉하기에 몰두하여 탈법행위를 저질러 검찰의 수사를 받아 형사처벌을 받았고 또한 권력과 돈을 거머쥔 일부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서민경제 회생보다는 권위적 처신에 여념이 없더니 결국 작은 땅콩봉지 하나로 200여명이 넘게 탑승한 항공기를 강제로 회항시키는 전대미문의 사태까지 발생되었다.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어찌보면 철없는 여성 임원의 부덕한 행동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돈이 곧 권력이다라는 잘못된 사회적 병리 현상의 단면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착잡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되면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제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는 잘못된 관념들이 어느새 우리들의 통념적 가치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옳지 않은 가치관과 행동이 정당하게 비판받거나 거부되지 않고 사회적 통념의 중심에 자리 잡으면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마지노선인 법치도 도덕도 설 곳을 잃게 된다. 한심한 역설이지만 지금 세상은 그저 돈이면 다 되는 것이다. 올 한해 정치권을 돌아보자. 18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 여야를 떠나 서로 앞을 다투며 민생경제를 살려보겠다고 부르짖던 정치권은 과연 무엇을 했을까? 그 당시 목소리 높여 부르짖었던 보편적 복지는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재정 부족으로 물 건너가는 형국이다. 실현할 수 없는 헛된 공약에 순진한 국민들이 또 속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정치권은 2014년을 돌아보고 국민과의 약속을 초심대로 지키며 제 몫을 다 했는지 통렬한 자기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한다. 정치의 초점이 국민을 향하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이벤트나 다름없다.



우리 국민은 깜짝 놀랄 이벤트나 보기에만 좋은 버라이어티 쇼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신실한 자세로 어려운 국민을 보듬고 우리가 생계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 의식주가 해결되며 자녀를 가르치는 교육환경 만큼은 보장받는 그런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이렇듯 단순하다. 다가오는 2015년 을미년을 맞이하며 올 한해를 돌아보며 우리 모두가 부족했던 일을 반성하고 과감히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이 보호받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도 합의된 사회의 기본 가치인 작은 질서를 지키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좌회전 신호를 받고 주행선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아랑곳 하지 않고 고속으로 질주하는 난폭 운전자들이 많다. 필자는 그런 차량과 충돌하여 몇 차례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런 섬짓한 순간을 112로 신고하여 그 차량 운전자를 처벌해 주도록 요청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그런고로 2015년에는 무엇보다도 법치가 바로 섰으면 한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은 반드시 응징을 받아야 하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은 박수를 받고 편안하게 사는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바라본다. 이렇듯 우리가 바라는 안전한 세상 살기좋은 나라는 의외로 단순하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