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영

사진부장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원주와 인접한 경기도 이천까지 확산돼 4년전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재앙이 재연되지 않을까 축산농가는 물론 전 국민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2011년 당시 구제역이 청정지역인 화천까지 몰아쳐 산천어 축제가 전격 취소되는 등 엄청난 손해가 발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화천군은 지역경제를 위해 마지막까지 축제를 개최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으나 사내지역 대규모 소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어쩔 수 없이 산천어 축제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산천어축제는 정갑철 전 화천군수가 낙후된 화천지역을 위해 창조해낸 우리나라 대표 겨울축제로 관광수입이 수백억원에 달했지만 당시 구제역 재앙을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 2010년 11월 발생, 2011년 3월까지 전국에서 소와 돼지 348만마리를 살처분하고 3조원의 피해를 입었다. 그 당시의 악몽이 뇌리에 박혀 잊히지 않는 상태에서 최근 발생한 구제역은 축산당국이 초기에 골든타임을 놓쳐 확산됐다는 주장도 제기돼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아직 강원도는 구제역 청정지역이다. 도내 축산농가에서는 외부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돼지와 소 등에 백신을 접종하는 등 구제역 확산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구제역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절대로 안된다. 해마다 혹한에서도 자치단체에서 공무원과 군장병을 배치, 지역의 길목 곳곳에서 구제역 방역을 하고 있다. 올 겨울도 어김없이 구제역을 막고 청정지역을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필자는 2011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강릉시 구정지역 현장을 취재를 위해 찾았었다. 당시 출입금지라는 표시도 없고 소독하는 차량도 찾을 수가 없어서 1시간을 돌아다닌 후 축산관계자들에게 구제역 의심 지역이라 현장에서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는 뒤늦은 통보를 받고 축산농가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었다. 당시 현장에는 많은 차량들이 통행을 했었는데 뒷북 방역은 면피가 안된다는 사실이다.

축산관계자들의 대응을 보면서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매서웠던 한파속에 소독작업, 현장 검사 등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묻어 두었던 일들이 다시 생각난다.

구제역의 유입을 막기위한 축산농가와 일선 공무원들이 묵묵히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4년전의 재앙이 적어도 청정 강원도에는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구제역 방역은 단순히 축산농가와 일선 담당공무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순망치한’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직역하면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다. 강원도를 비롯한 일선 자치단체와 축산농가 등 민관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구제역 청정지역을 이어가지 못한다. 명심할 것은 모두가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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