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 양극화 해소 연구보고서

절·스님‘대중생활’ 강조

사찰 공영제 대안 제시도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독살이 사찰’ 만연 등 사찰 양극화 현상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는 사찰 재정 위기와 사찰 양극화, 사찰의 사유화 시도, 독살이의 만연, 승가공동체의 붕괴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한 ‘사찰 재정 확충 및 양극화 해소방안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지역의 교구 본사와 말사를 유형별로 정리해 실태조사 하고 주지스님 인터뷰도 수록했다. 스님 홀로 생활하는 ‘독살이’ 사례로 강원도내 폐광지역 사찰이 제시됐다.

이 사찰은 조계종이 아닌 석탄공사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사찰의 주된 신도는 광업소 직원인데 석탄 소비의 감소와 석탄산업 합리화 방안 등으로 광업소 인원이 감축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직원 600여명 중 250명을 감축됐다. 과거에는 초하루법회에 200∼300명의 신도가 동참했으나 현재는 15∼20명뿐이고 평일 신도 내왕이 거의 없다.

현재 주지스님은 본사인 월정사 문도가 아님에도 수행할 곳을 찾다가 월정사의 권유로 주지 소임을 맡게 됐다. 사찰 재정이 열악해 공양주도 없다. 사찰 행사는 초하루기도와 정초기도, 초파일, 관음재일, 지장재일 기도와 동안거 100일 기도 등이다. 그리고 광업소가 순직광업인 1009위를 모신 사찰 명부전에서 단옷날 정기적으로 위령제를 진행한다. 초파일의 경우 총 수입이 1000만원 정도 된다. 종단에 보고된 사찰 예산은 2600만원으로 열악하다.

사찰의 목조불상이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도와 태백시에서 주는 문화재 관련 지원금이 일부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이 사찰의 주지스님은 “독살이의 폐단을 없애려면 규모가 있는 절은 반드시 ‘대중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님의 독살이는 승려노후복지의 미비로 생기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스님은 “독살이의 폐단은 결국 승가공동체를 파괴하게 되고 스님들의 개인주의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찰 주지 미품신 사태를 분명하게 정리했고, 지역 사찰이 직면하고 있는 신도의 노령화·감소 현상, 재정적 어려움 등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아울러 대안으로 전통 회복을 통한 승가공동체 구현, 사찰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종단의 제도 구현과 사찰 공영제의 도입 등 대안을 제시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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