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현

원주시의회 의장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보호자가 병원에 머물면서 간병을 하고,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병원을 찾아 위로하는 문화가 있다. 그러나 요즘은 핵가족화와 여성들의 사회활동 참여 확대 등 시대적 변화로 환자의 간병은 주로 간병인에게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간병인을 두기 위해서 1일 7만~8만원씩 매월 200여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환자를 두고 있는 보호자에겐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가족 전체가 경제적, 육체적 고통으로 나락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간병비 부담 때문에 휴직을 하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는 간병이 아직 건강보험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가계 파탄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되는 간병 부담을 해결하고자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간병을 입원서비스에 포함해서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사업을 지난 2013년 7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

고려대 연구팀이 시범사업을 평가한 결과 일반병동에 비해 환자 1인당 간호제공 시간이 1.7배 증가하는 등 환자 및 보호자 만족도가 가족이나 간병인이 간호하는 것보다 10%이상 높게 나왔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고 포괄간호서비스를 지방 중소병원까지 확대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병원은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을 별도로 운영하고, 환자는 현행 입원료 대신 포괄간호병동 입원료를 지불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현행 입원료에 하루 3800원~7400원만 추가 부담하면 간병을 포함한 간호서비스를 모두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와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과다한 비용 부담으로 인한 환자가족들의 시름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이 늘고는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한다.

특히, 도내에서는 삼척의료원 단 1곳에서만 포괄간호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가뜩이나 열악한 도내 의료환경 속에서 포괄간호서비스 혜택마저 도민들이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강원지역 병원들도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에 적극 참여해 환자 가족들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고, 간호인력 확대에 따른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