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가정폭력 현주소
도내 여성폭력 상담 가정폭력 비중 최다
예방교육 예산 확보 강사은행 도입 절실

“다 그렇게 맞으면서 살아. 여자니까 참아…”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각종 매스컴에서는 평화로운 가정이 집중 조명되고 행복한 모습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반대로 폭력의 아픔 속에 하루하루를 고통으로 보내는 가정도 많다. 더욱이 가정폭력은 ‘집안일’로 치부돼 사회적으로도 방치되는 분위기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폭력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 가정폭력 70% ‘아내 학대’

경찰청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2를 통해 접수된 전국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22만6247건으로 이 중 실제 혐의가 있다고 판정돼 검거된 건수는 1만7557건이었다. 70.1%(1만2307건)가 아내에 대한 학대였으며 남편학대는 6.7%(1182건), 노인학대 5.2%(916건), 아동학대 4.4%(778건) 순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는 4458건이 신고돼 497명이 검거됐다. 이 중 16명이 구속, 481명이 불구속 조치됐다. 폭력 유형별로는 아내학대가 332건으로 70.2%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편학대는 41건(8.7%), 노인학대 24건(5.1%), 아동학대 14건(3.0%) 순으로 조사됐다. 부부간에 발생하는 아내학대와 남편학대가 78.9%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 8개 시·군 여성폭력 상담시설 ‘0개’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0개 지역은 여성폭력 관련 기관·시설이 1개소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 윤지영 위원이 연구한 ‘강원도 가정폭력 예방교육 현황 및 개선과제’에 따르면 도내 관련 기관·시설은 총 25개소이며, 춘천이 6개(상담소 4개·보호시설 2개)로 가장 많고 원주가 5개(상담소 1개·보호시설 4개)로 뒤를 이었다. 반면 △삼척 △평창 △정선 △화천 △양구 △인제 △고성 △양양 8개 지역에는 여성폭력 관련 시설이 1개소도 없는 실정이다.

윤지영 연구위원은 “1년간 도내 여성폭력 관련 상담건수는 2만8049건이었으며 이 중 가정폭력이 9379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며 “이는 도내 여성폭력 관련 시설 및 기관에서의 상담 수요가 ‘가정폭력’과 관련해서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가정폭력 예방교육 ‘청년·노인층’ 취약

 

도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가정폭력 예방교육이 청년·노인층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25개 여성폭력 관련 기관 중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15곳으로 강릉 4곳, 춘천 3곳, 속초 2곳, 원주·동해·태백·홍천·횡성·철원 각 1곳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 예방교육 참여자 구성비는 여성이 63.8%를 차지해 남성 36.2%에 비해 약 1.7배가 많았다. 연령대별 비율은 중·고등학생이 40.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초등학생(33.3%)이 뒤를 이었다. 반면 청년층과 노인층에 대한 교육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사 보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총 9곳이며 나머지 6곳은 전문 강사 부재와 예산 부족으로 실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연구위원은 “도내 역량 있는 강사진 활용을 위해 ‘강사은행’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려면 지자체의 안정적인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영옥 okisoul@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