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빈 강릉 율곡초 5년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시집을 재밌게 읽었다. 한선자라는 작가님이 쓰신 동시집이다. 제목은 ‘벌레는 디자이너’였다. 표지색깔이랑 그림이 어딘가 모르게 좀 촌스러웠다. 왜 그렇지? 살펴보니 이유가 있었다. 이 시집의 그림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린 그림이 들어가 있었다. 표지 그림도 그 아이가 그린 그림이었다. 이런 책도 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새로운 흥미가 생겼다. 그러니까 그럼 내용도 아이와 함께 썼나? 자세히 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 책에는 앞부분은 좀 많이 지루했지만, 그 뒷부분은 많이 재미가 있었다. 이건 내가 재밌어하던 부분 중 하나이다.

김밥/ 한 줄은// 열 칸짜리/ 귀여운 꼬마 기차// 칙폭/ 칙칙 폭폭 소리도 없이// 신이 나서//들어가네// -김밥 부분

난 이동시를 읽으니 정말 웃겼다. 왜냐하면, 이 그다음 부분을 안 나왔지만 김밥이 입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입은 기차굴이겠네 하면서 혼자 웃었다.

이 시 말고도 제목과 내용 다 재미있는 시도 있다. 바로 ‘맛있는 잔소리’다. 그냥 잔소리도 아닌 맛있는 잔소리라니! 나한테는 좀 웃겼다. 그리고 호기심이 생겨 시를 읽게 만들었다. 이것 말고도 재밌는 그림도 나왔는데, 그것은 바로 ‘불꽃놀이’이다. 이 시는 내가 이 동시집의 그림 중에서 제일 잘 그려진 부분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난 원래 이 책의 동시집 중의 하나를 골라서 동시낭송 대회에서 읽고 싶었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우리의 마음을 잘 나타내어 주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동시낭송 대회를 하지 않으니까. 조금은 섭섭했다.

이번에도 내가 좋아하는 동시다. 바로 ‘한소리’다.

웃을 벗어서 내동냉이 친다고 한 소리/

길에서 친구랑 장난친다고 한 소리/

알림장에 글씨가 엉망이라고 한 소리/

시험지에 숫자도 잘 못 쓴다고 한 소리/

바로바로 숙제 안 한다고 한소리/

-한 소리 전문

난 이 시를 읽고 많이 달라진 면이 있었다. 특히, 책도 평상시보다 2배로 읽고, 숙제 등도 열심히 한다. 설마 이 시가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친 건가? 가끔 이런 생각과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난 이 시집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하던 시가 많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했던 시 하나가 더 있다.

가뭄에 콩 나듯이 백 점을 맞아오면/

시든 얼굴이던 엄마가/

소낙비 맞은 환한 얼굴로 다가오시며/

가방 들어 주시고 손까지 꼭 잡아주시며/

오늘 뭐 먹고 싶은 것 없어?/ -말할까 말까 부분

이 시는 내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가뭄에 콩 나 듯이라도 백점을 맞으면 우리 엄마도 좋아하겠지. 그러고 보니 내가 100점을 맞아 엄마를 기쁘게 해드린 것이 언제였지 기억이 안 난다.

그 덕에 내 성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아무리 100점을 못 맞더라도,

시가 우리 생활에 도움도 준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도 좋고 유익한 시를 많이 읽을 것이다. 물론, 그냥 책도 많이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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