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함흥교구 사제 모집… 기금 모금

▲ 해방 전 함흥교구 흥남본당 전경.

국내 유일의 분단교구인 천주교 춘천교구(교구장 김운회 주교)가 통일에 대비해 함흥교구 사제 양성에 나선다.

1940년 1월 12일 설립된 함흥교구는 원산과 덕원일대를 제외한 해방 이전의 함경남북도 전체를 관할구역으로 두고 있다. 함경남도에 4개,함경북도에 6개의 본당이 있었지만 남북 분단 이후 공산정권의 박해로 성직자들은 순교하거나 월남,교회나 시설을 빼앗기면서 교우들도 흩어져 70년 동안 깊은 침묵의 교회로 남아있다.

한국교회는 1970년대부터 함흥교구 사제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당시 함흥교구장 서리였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이동호 아빠스가 양성한 함흥교구 소속 사제들이 현재 인천과 부산교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지원자가 줄면서 함흥교구 사제 양성도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다 2005년 교황청이 분단교구인 춘천교구장에게 함흥교구장 서리를 맡기면서 북한선교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제5대 함흥교구장 서리로 임명된 김운회 주교는 함흥교구 복원을 선언하고 최근 함흥교구와 사제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함흥교구 소속 사제직을 지망해 선발된 신학생은 춘천교구 신학생과 똑같은 교육과정을 거친 뒤 부제품을 받을 때 춘천교구에 입적하게 된다. 사제품을 받은 후 춘천교구 소속 사제로 사목활동을 하지만,통일이 돼 함흥교구에서 사제가 사목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복귀하게 된다.

특히 이번 함흥교구 신학생 모집은 춘천교구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 어디에서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민족의 화해일치와 북녘의 복음화라는 큰 뜻을 함께하는 모든 성소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서다.

지원 자격은 세례 3년 이상의 35세 미남 신자 남성으로 7월 31일까지 지원하면 된다. 춘천교구는 함흥교구 사제양성을 위한 기금 모금에도 나선다.

김운회 천주교 함흥교구장 서리(춘천교구장)는 “아직도 어딘가에서 우리의 조상·형제들이 힘들지만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며 “하루 빨리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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