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망상 오토캠핑리조트
동트는 동해 너른 백사장 옆 텐트든 캠핑카든
가족 친구와 함께 보석같은 여름밤을…

 

맨발이고 싶다.

마음이 그렇다는 거다.

오랫만에 가족과 함께 바다내음이 밀려오는 곳에서 야생적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헐렁한 바지 차림에 바람이 숭숭들어오는 모자를 눌러 쓰고 슬리퍼를 딸깍 거리며 해변의 모래가 있는 소나무 밑에서 머물고 싶다.

조금 비싸지긴 했지만 여전히 입맛을 사로잡는 삼겹살을 푸짐하게 장만하고,이슬을 가려줄 텐트를 치고, 그 위에 뽀송뽀송한 매트를 깔고 곤하게 잠도 자보고 싶다.

소나무에 약간의 이국적인 해먹을 걸어 놓고 엄마 뱃속같은 포근한 곳에서 잘 익은 자두 하나를 입안 가득 물고 책장을 넘기고 싶은 충동도 억제할 수 없다.

때론 해먹보다 더 우아하면서 도시 냄새가 물씬나는 캠핑카 안에서 늘어지게 낮잠도 자보고 싶다.

모든 것이 자동화 돼 있어 별 신경쓸 것 없는 캠핑카. 그 것은 광야를 질주한 야생마의 거친 숨을 쉬게할 그늘집일 것이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캔맥주 뚜껑에서 뿜어져 나오는 흰 포말을 훌쩍 들이키며 복잡한 머릿속의 고민을 털어내고 싶다.

가족과 친구가 함께라면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하루하루가 행복하게 살아야 함을 알며 텐트안의 비좁음에도 즐거워 할 것이다.

낯선 곳에서의 하루는 설레임이고 고독함이다.

밤이되면 그 설레임은 아늑함으로 변하고 밤하늘의 별은 오로지 내게로만 쏟아진다.

철썩이는 바다. 향긋한 솔내음. 반짝이는 별빛. 속삭이는 이야기 이야기가 다 내것이다.

동해 망상.

그 곳에는 마음의 그늘집이 곳곳에 숨어있다.

모든 것을 잊고 싶은 사람들을 안아줄 넓은 백사장과 솔숲. 소나무 가지를 오가며 줄을 띄운 텐트는 좁은 길을 내 몸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마음 밭은 넓고 편하다.

그 얼굴에는 자유가 있고 웃음에는 향기가 샘솟는다.

하룻밤을 꼬박 새어 달려와도 아깝지 않을 넉넉함. 그 곳에서 맨발이고 싶다. 자유이고 싶다.

동트는 동해의 아침. 그 은빛 바다 앞에서 나를 향한 보석같은 여행을 하고 싶다. 동해/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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