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민

백락사 스님

새벽 빗방울이 몇점 떨어지는 아침이 별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비소식이 귀하다.주변에 배추묘가 말라 죽어간다고 아우성이고 생기를 잃은 작물들의 목마름이 내 일처럼 갈증의 여름은 계속되고 있다.시간만 나면 나무와 작물에 물을 주지만 완전한 해갈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불가능한 날씨 앞에 우순풍조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새삼 알겠다.

그래도 삶은 지속되고 행사를 앞둔 주변에는 제초작업이며 주차공간 정리작업과 함께 일찍 입국한 외국작가들의 작품활동이 더위 속에서도 가시적 모습을 드러낸다.

원래 한국의 여름은 이렇게 더운지 궁금해하는 외국작가들에게 전세계적 이상기온의 영향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까지 더운적은 없었던 것 같은 기억 때문에 어떤 일을 해도 숨이 막힌다.

봉사 나왔던 학생들이 수강 신청 때문에 자리를 비웠는데 또 다른 젊은이들이 자원봉사를 왔다.이 여름 땀 흘림의 의미가 어느 누구에게든 차별이 없겠지만 좋은 마음으로 흘리는 땀의 의미는 더 각별하리라.

작가들은 행복해서 땀을 흘리고 농부들은 살아 남은 겨울 김장 무,배추 때문에 땀 흘리면서 행복하다.작은 수확이든 큰 결실이든 결국에는 우리는 행복해 할 것이다.사람이 하고자 하는 정성보다 큰 위협은 없기에 지나고 나면 인생이란 별것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뜨거운 여름을 견딘 새벽의 아침이 선선해졌다.전시회가 오픈 하면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될 것이다.자연과 환경 그리고 작품이 어우러진 의미는 다를 것 같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나는 감사하며 이 땅 위에 존재하는 것들의 고마움을 되새길 것이며 겨울이 오기 전에 여름에 대한 뜨거운 작별을 오래 동안 기억하면서 또 다른 어려움이 와도 담담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이 여름이 준 선물처럼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여름에 지쳤지만 가을이 되면 저 많은 밤들과 은행알들이 보상처럼 우리를 행복하게 할 이곳이 젊은 작가 초대전으로 환경설치미술이란 열매를 곳곳에 풀어 놓았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을의 초대인가.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