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출신 김별아 작가 신작 ‘탄실’
근대 첫 여성소설가 김명순 재조명

▲ 탄실 김별아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로 알려진 김명순(1896∼미상).1917년 문예지 ‘청춘’의 소설 공모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정식 등단한 김명순은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광수에게 극찬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이후 여성작가로는 처음으로 1925년 소설집 ‘생명의 과실’을 출간하는 등 소설 23편과 시 107편,수필,평론,희곡과 번역 시,번역 소설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그러나 가부장 의식과 남존여비 의식이 강하게 남아 여성의 사회 활동을 백안시하던 구한말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당시 문단을 주도하던 남성 작가와 비평가들의 질시와 함께 혹독한 인신공격을 받았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이 100여년 만에 후배 작가가 소설로 재조명됐다.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면서도 문학사에서 외면받았던 선배 작가를,잊혀진 사람을 복원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그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서 문학사에 자리매김하게 하고 싶었다.”베스트셀러 ‘미실’로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강릉 출신 김별아 작가는 신작 장편소설 ‘탄실’을 쓰게 된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소설 제목인 ‘탄실’은 김명순의 아명이다.어머니가 기생 출신으로 평양 부잣집의 첩으로 들어가 김명순을 낳았는데,김명순의 이런 신분은 어릴 때부터 온갖 구설과 따돌림의 원인이 됐다.게다가 일본 유학을 갔다가 숙부가 소개해준 일본 육군사관학교 생도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은 신문에 악의적으로 왜곡된 기사로 실리면서 ‘기생첩의 자식이라 행실이 문란하다’,‘방탕한 여자’라는 멍에를 지웠다.

작가는 김명순이 쓴 여러 수필과 소설 작품을 인용해 그의 심리와 내면을 섬세하게 되살린다. 그동안 ‘채홍’,‘불의 꽃’,‘어우동,사랑으로 죽다’ 등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조선 여성 3부작’을 낸 작가는 차기작 또한 역사 속 인물을 소재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336쪽 1만3800원 해냄. 안영옥 okisoul@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