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들의 춤 - 최수철
최수철 작가 중편 3편 묶어
연작 소설집 ‘포로들의 춤’
역사적 사실 다큐처럼 설명

 
 

춘천 출신 최수철 작가의 여섯 번째 소설집 ‘포로들의 춤’은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벌어진 비극을 소재로 한다.

이 책은 작가가 2014년 여름부터 지난해 겨울까지 발표한 중편소설 ‘거절당한 죽음’,‘줄무늬 옷을 입은 남자’,‘거제,포로들의 춤’ 등 세편을 묶어 펴낸 연작소설집이다. 이 책의 모티프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기 중 어느 한 장면을 찍은 기이한 사진에서 나왔다.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 베르너 비숍이 1952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찍은 ‘유엔 재교육 캠프에서의 스퀘어댄스’란 사진(사진)이다.이 사진은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한 광장에서 포로들이 가면을 쓰고 미국 춤인 스퀘어댄스를 추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수록작 중 마지막 작품인 ‘거제, 포로들의 춤’에는 이 사진을 우연히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 과정과 실재한 역사적 사실을 화자의 입을 빌려 다큐멘터리처럼 설명해 놓았다.

1952년 포로수용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70∼80년대 대학가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붉은악마’ 응원 현장으로 뻗어 나간다.‘거절당한 죽음’은 포로수용소의 비극이 대를 걸쳐 포로였던 남자의 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줄무늬 옷을 입은 남자’는 2002년 광고기획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악마’의 중앙사무국 운영위원인 여자 ‘윤서강’을 만나 거제 포로수용소 생활을 했던 그녀 아버지의 과거 기록을 글로 남기는 일을 맡으며 이어진다. “지난 3년간 우리의 현대사,특히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기에 걸친 기록들과 더불어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저자는 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극명하게 담은 역사의 한 토막을 불러들여 그 속에 있던 개인들의 내면을 생생한 그림으로 형상화한다.

저자는 춘천고,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소설집으로 ‘공중누각’,‘몽타주’와 장편소설 ‘고래 뱃속에서’,‘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페스트’ 등이 있다. 김유정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이다.280쪽 1만2000원 문학과지성사.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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