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록

정치경제부장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에 현직 대통령과 차기대통령이 따로 참석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개회식과 폐회식에 각각 다른 대통령이 참가하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이벤트적으로 보면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물론 박근혜대통령이 폐회식에 전직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대선일정과 올림픽 준비일정이 겹친다는데 있다.대선을 15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19대 대선 레이스는 본격화됐다.조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그러나 후보자 입장에서 우려는 기우다.대선은 현실화됐다.

그렇다면 대선과 동계올림픽 일정이 나란히 간다는 것은 강원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내년 2월이면 각종 테스트이벤트와 함께 올림픽 준비가 본격화된다.6월이 지나면 사실상 올림픽 비상태세에 들어간다.전쟁터나 다름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당장 걱정되는 것은 정부부처의 행태다.중앙부처 공직자들은 대선의 향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지금도 조직위는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대선이 시작되면 사공의 문제가 아니다.정권 향배에 따라 자신들 운명도 예측불허다.올림픽정신 혹은 정부 입장,이런 것은 한가한 소리다.조직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선이 눈 앞에 와있는데 현 정부 소속의 공무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겠느냐”며 “앞으로 그런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동계올림픽 준비는 대통령직인수위가 꾸려지는 내년 12월은 돼야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얘기다.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고 있는 송승환감독은 강원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폐회식 행사의 일정부분은 차기 대통령 인수위와의 협의를 위해 남겨두게될 것”이라고 밝혔다.협의 수준이 손보는 정도인 지 아니면 전면적인 수정이될 지는 미지수다.올림픽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 당선인 입장에서 또 얼마나 많은 주문이 난무할 지 모른다.

또 하나의 의문은 국민들의 관심이다.미국의 한 인터넷매체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미국민들을 대상으로 올림픽과 미국 대통령선거의 관심도를 물었다.결과는 대선이 67%,올림픽이 21%였다.스포츠천국인 미국도 이 정도다.한국처럼 정치과잉이 심각한 국가에서 대선과 동계올림픽이 나란히 간다는 것은 올림픽 쪽의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일들은 대선과 올림픽을 마주한 강원도의 현실이다.자칫 이 모든 부담과 책임이 강원도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일각에서 올림픽은 여전히 장밋빛이다.강원도의회는 최근 평창동계특위 구성에 실패했다.주목도가 높다보니 의원들의 참여의지가 너무 강했다.도의회 뿐만이 아니다.시간이 다가올수록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는 커지고 있다.대선정국을 앞두고 올림픽의 현실이 좀 더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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