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맞은 애니타운 페스티벌
기술력 충분 스토리 내실 필요
전래동화 애니 제작 세계화 가능

▲ 김청기 감독이 6일 ‘2016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의 특별게스트로 춘천을 찾았다.

[인터뷰] 김청기

‘로보트 태권브이’ 감독
춘천 애니타운 특별게스트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날아라 날아 태권브이(V)∼”

4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멜로디.바로 ‘로보트 태권V’의 주제곡이다.1976년 ‘로보트 태권V’를 발표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김청기(75)감독이 6일 ‘2016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의 특별게스트로 춘천을 찾았다.김 감독을 만나 애니메이션 메카를 꿈꾸는 춘천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었다.



 

 

-올해로 ‘로보트 태권V’가 마흔살이 됐다.감회가 어떤가.

“로보트 태권V를 세상에 내놓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년이나 지났다는 게 신기하다.한편으로는 40년 전 애니메이션을 아직도 많은 분이 기억하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춘천에는 애니메이션과 로봇 박물관이 있고 매년 관련 축제를 열어왔다.한국 최초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든 장본인으로서 어떻게 보나.

“많이 나아졌긴 하지만 아직도 애니메이션 업계는 척박하다.그런 상황에서 이런 인프라를 구축해 애니메이션을 발전시키려는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전국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다.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춘천이 애니메이션의 도시로 발전하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애니타운 페스티벌’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는데 사람으로 따지면 성년의 나이다.이제부터는 뭔가 제대로 할 일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란 의미다.내실이 중요하다는 걸 명심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기대된다.관심있게 지켜보겠다.”

-요즘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은.

“‘겨울왕국’이다.보면서 경이로웠다.모든 게 완벽했다.이 나이에도 울컥하더라.결국은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우리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은 갖고 있다.그러나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의 월트 디즈니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여전히 롤모델이다.앞으로 한국의 전래동화를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퍼지게 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우리만 갖고 있는 이야기와 색감,분위기를 잘 살리면 충분히 세계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어디까지 진행이 됐나.

“첫 작품으로 심청전을 골라 스토리보드 작업 진행 중이다.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심청전’을 제일 먼저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가정이 파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부모와 자식 관계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이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다.이런 점에서 전 세계에 지금 가장 필요한 이야기고 동시에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40주년 기념 전시 중인 걸로 알고 있다.강원도에서 할 계획은 없나.

“이번에는 서울과 부산 등에서 진행한다.내년 쯤에는 이곳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전시를 해보고 싶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대학만화애니메이션최강전’도 함께 열린다.애니메이션 제작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로보트 태권V’를 만들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그러나 지금은 충분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환경은 조성돼있다고 생각한다.이제 여러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무엇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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