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형

국토정중앙교회 목사

추수 감사절은 영국 국교의 박해를 피하고 신앙의 자유를 찾기 위하여 63일간의 항해 끝에 구사일생으로 미국의 플리머스(Plymouth)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한 해의 추수를 끝내고 하나님께 찬송과 기도를 드린 것을 기념 하는 교회력입니다.한국교회가 추수감사절을 절기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1904년부터입니다.

(예배학 사전,예배와 설교 아카데미에서 부분 인용)

그동안 대개의 한국교회들은 11월 셋째주간에 추수감사주일을 지켜 왔지만,사실 11월이 되면 대 다수 농촌지역은 추수가 끝난 시점입니다.그래서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있기도 합니다.

제가 섬기는 국토정중앙교회는 한반도의 배꼽에 위치해 있습니다.또한 이곳 양구의 지리적 특성은 3월말에 모내기를 시작하여 9월말 경에는 벼 베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현실입니다.이러한 지역적 특성상 “넓은 들에 익은 곡식 황금물결 뒤치며 어디든지 태양빛에 향기 진동 하도다.무르익은 저 곡식은 낫을 기다리는데 때가 지나가기 전에 어서 추수합시다.”(찬송가 589장)라는 찬송을 하려면 미안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는 지난해부터 추수감사주일을 10월 마지막 주로 앞당겨서 보내고 있습니다.10월에 접어들면서 마지막 주에 감사절을 보낸다는 광고가 시작되었고,어느 날 교회 집사님 한분이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쌀 한가마니 분량의 떡을 해서 관내 3개 마을에 가정마다 전달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습니다.떡을 한다는 소문을 전해들은 마을의 주민 한분은 찹쌀 한말을 기증하면서 마음을 보태주셨습니다.200덩이의 떡을,주문한 종이 쇼핑백에 담아서 추수감사주일 오후에 가정마다 전달을 하는데 마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어떤 가정에서는 떡을 가져왔다는 말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 오셨습니다.또한 감사절에 강단에 드려진 과일은 3개 마을의 노인정으로 전달했습니다.

두해 전부터 성탄절과 추수감사절에 가구마다 교회가 정성껏 준비한 적은 선물을 드리면서 얻게 되는 교훈은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사실입니다.비록 시골마을의 적은 규모의 교회이지만 저희교회는 지역을 봉사하고 섬기는 교회로서의 소명을 감당하려고 온 교우가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사회사업기관이나 복지를 위한 단체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그러나 지역속의 교회는 지역을 위한 교회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지역민과 지역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교회가 되고자 우리의 발걸음을 묵묵히 내딛고자 합니다.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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