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웅수

금융감독원 춘천지원장

신용은 문자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약 5000년전 채무를 기록한 메소포타미아의 점포판에서 신용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하지만 신용거래의 발전과정은 순탄하지만 않았다.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채무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노예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았다.솔론(Solon)이 나서서 인신을 담보로 한 신용거래 관행을 금지시킬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개인신용거래는 신용정보의 축적과 신용평가 기술의 발달로 아무런 담보없이도 이루어질만큼 발전했다.개인신용평가 시스템은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정보부족 문제를 완화시켜 개인 신용거래를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중요한 금융인프라이다.동 시스템은 미국 페어아이작사(Fair Isaac Corp)가 개발한 신용평가모델(FICO score)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에서도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에서 개인의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개인신용등급은 신용조회회사가 개인의 부실가능성을 평가해 산출하는데 1등급에서 10등급으로 분류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신용상태가 양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개인 신용평가는 연체 등 상환이력정보,부채수준 등 채무부담정보,신용이용 기간이나 유형 등 금융정보를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최근들어 국내외에서 금융정보가 부족한 소비자(Thin Filer)를 대상으로 통신요금,공공요금의 납부실적이나 소셜네트워크 정보 등 비금융정보도 신용평가에 활용되고 있다.

금융회사는 신용조회회사에서 산정한 개인신용등급을 대출가능 여부는 물론 한도,금리 등 금융거래에 활용하거나 참고하고 있다.개인신용등급은 일반적으로 연체나 신규 대출금 증가 등 평가요소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그러나 개개인의 신용등급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부족과 관리 소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금리부담이 증가하거나 심지어 은행대출이나 카드발급 등을 제한받을 수도 있다.

신용관리의 기본은 연체하지 않는 것이다.소액이라도 연체가 발생하면 연체금액을 상환한 이후에도 상당기간 신용등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아울러,과다한 채무를 피하는 것이다.채무가 많을 경우 부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돼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번 떨어진 신용등급을 올리는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신용은 단기간에 나빠질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회복하기는 어렵다.신용관리가 중요하고 금융교육이 필요한 이유다.최근 개인신용관리와 관련해 어린 시절부터 조기 금융교육이 강조되고 있다.금융회사와 인근 학교가 함께하는 1사1교 금융교육이 대표적인 사례이다.현재 강원도의 경우 248개의 초·중·고등학교가 1사1교 금융교육에 참여하고 있다.신용관리를 포함한 금융교육은 단순히 금융지식뿐만 아니라 올바른 금융 습관과 태도 등을 함께 배우는 것이다.이를 통해 본인의 소득 규모나 지출 등을 감안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채무 규모를 설정하고 동 규모 안에서 신용을 이용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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