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이 과일나무를 쉴 새 없이 흔듭니다.
태풍이 물러 간 뒤에도 이 같은 강풍은 밤사이 계속됐습니다.
춘천의 과수단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할 배가 나무가 아닌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과일도 성한 것이 없습니다.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흔적들입니다.
최근 몇 년간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올해도 수확을 앞두고 피해를 입어 농민들의 상실감은 더 큽니다.

<인터뷰>황석윤 / 과수농가
“추석에 팔아 볼까 했는데 틀렸네요. 과일도 좋은 것만 떨어지고”

인근 사과밭도 상처투성입니다.
탐스럽게 익은 사과는 매달린 것 보다 떨어진 게 더 많습니다.
지난밤에 불어 닥친 거센 바람에 맥없이 떨어진 겁니다.

<인터뷰> 이옥순 / 과수농가
“저녁 때 나와 봤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 나뭇가지를 받치려 해도 너무 흔들려서”

복숭아나무는 아예 밑 둥이 힘없이 부러졌고 떨어진 열매는 바람에 날려 인근 배수로에 처박혔습니다.
비보다 바람이 강했던 이번 태풍으로 이처럼 과수농가의 피해가 컸습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추석명절 과일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인터뷰> 문창선 / 춘천원예농협 과장
“낙과피해가 많아서 현재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과와 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해 농사의 기쁨도 맛보기 전에 피해를 본 농가들은 또다시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춘천/최원명 wonmc@kado.net
춘천/안병용 aby84@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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