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인건비 제외하면 월 수익 100만원 ‘무늬만 사장’
2년새 자영업자 1만7000명↑
영세업자 월 순매출 87만원
투잡으로 간신히 월 200만원
경기불황 장기화 줄이어 폐업

▲ 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도내 자영업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강원대 후문 상가.  사효진
▲ 경기 불황이 심화되면서 도내 자영업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강원대 후문 상가. 사효진
강원도내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자영업자는 매년 크게 늘어나는 반면 생존률과 소득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달 100만원,1시간 3000원의 평균 수익이 무늬만 사장인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12월 기준) 도내 자영업자는 18만2000명으로 2014년(16만5000명)에 비해 2년만에 1만7000명이 늘어났다.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1인 자영업자) 수도 2014년 12만3000명에서 지난해 14만3000명으로 무려 2만명이나 증가했다.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년 전에 비해 3000명이 감소했다.

이처럼 도내 자영업자 수는 매년 급격히 증가한 반면 생존율은 저조하다.국세청의 사업자 현황조사 결과,2011년 11월 전국 자영업자는 566만6000명으로 5년 후인 지난해 11월까지 업체를 유지한 자영업자는 52.9%인 299만8128명에 그쳤다.5년사이 전국 자영업자 중 266만여명이 폐업한 것이다.여기에 2015년부터 작년 11월까지 폐업한 자영업자도 57만여명을 넘어섰다.이는 노동시간 대비 적은 매출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체를 유지한 자영업자들도 근로시간은 증가한 반면 소득은 크게 줄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의 2016년 소득분위별 자영업자 잠정 소득조사 결과,소득1분위계층(최하위 20%)의 연평균 소득은 1052만원,소득2분위 2436만원, 소득3분위 3977만원, 소득4분위 5971만원,소득5분위(최상위 20%) 1억1974만원으로 확인됐다.자영업자 절반이상인 소득3분위부터 소득1분위까지의 평균 매출은 2488만3000원으로,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한달에 간신히 200만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또 자영업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인 48.3시간(하루 약 9시간 30분)에 비하면 시간 당 2070원을 버는 것으로 국내 최저임금의 30% 밖에 안되는 수준이다.이 가운데 점포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등 경영지출이 발생하면 한달 100만원 벌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더구나 최하위 소득인 자영업자 중 20%(영세 자영업자)는 한달 평균 순수 매출이 87만6000원에 그치고 있다.이 때문에 도내 자영업자들 상당수는 속칭 ‘투잡(두개의 직업)’을 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내 전통시장에서 잡화 소매점을 운영하는 김중호(55)씨는 손님이 없는 날이면 용달 일을 한다.김 씨는 “소매점 사장이면서 용달업체 사장이기도 하다”며 “사업이 잘돼 겸직하는 게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들어 일을 두개나 하는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김씨의 소매점 한달 매출은 평달 120만원으로,틈틈이 하는 용달 일 때문에 간신히 200만원을 벌고 있다.도내 한 전자제품 수리점 사장인 이석진(45)씨도 오후 6시가 넘으면 대리운전 기사로 변신한다.한달 평균 수리점 매출이 150만원으로,최소 한달 200만원을 벌기 위해 늦은 밤까지 취객들 대신 운전대를 잡고 있다.4인 가구의 생계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결국 잠도 제대로 못자는 자영업자들은 직장인 최저임금 수준도 못받아 일을 포기하거나 폐업후 새로운 일터를 찾고 있다.

최재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장은 “자영업자 상당수가 불경기인 상황에서 사업을 벌인데다 업종 경험도 부족하다”며 “경기상황에 맞는 사업계획 수립,수년내 위기상황 예측을 위해 해당업종에서 근로자로 일해보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안전하게 업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신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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