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중   문화평론가·국가혁신포럼 대변인
▲ 김경중
문화평론가·국가혁신포럼 대변인
진정성 마케팅의 세계적인 권위자 ‘제임스 길모어’는 “상품을 팔려고 막 소리치면 고객들은 모두 떠나간다.그러나 진심을 얘기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최근 들어 발생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강제 퇴출 사건은 기업의 윤리경영 및 항공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사건은 기업이 고객의 귀에 대고 소리치는 광고행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큰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유나이티드항공은 2013년 ‘Flyer-friendly’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제정한 이후 줄곧 “더 나은 서비스와 기술,전세계 항로 개척,새로운 항공기 도입 등 승객 친화적인 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모든 역량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혀왔다.이러한 경영철학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이 유나이티드항공은 4편의 TV광고를 동시에 내보내면서 자신의 회사야말로 고객 감동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이미지메이킹에 주력해왔다.
대중광고의 변천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산업화 시대의 제품중심 광고에서 브랜드이미지 광고 시대를 거쳐 고객만족을 콘셉트로 한 감성 광고,그리고 최근의 포스트모더니즘 광고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환경과 고객의 욕구의 변화에 따라 메시지를 차별화해왔으며 정보적 메시지에서 감성적,시각적 메시지로 다양하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기업이 광고를 통해 어떠한 색깔과 이념을 노출시키더라도 메시지의 핵심에는 고객에 대한 가치창조와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요란하게 분칠한 광고들이 잠시 잠깐의 화제성이나 눈요깃감은 될지언정 고객의 인식 속에서 오랫동안 기억되거나 지속적으로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것이다.
나라 안팎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고객의 구매행동이 광고나 마케팅에 의한 충동구매에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쪽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을 볼 때 단순히 눈길을 끌거나 제품과 브랜드의 특성에서 한참 벗어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려는 광고는 고객의 지갑은 커녕 마음을 열기에도 역부족일 것이다.
굳이 현대 마케팅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마케팅 3.0시대의 화두는 도덕과 윤리경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또한 기업이 장기불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말보다는 실천,환상보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기업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시 마냥 감추고 속이기 보다는 당당히 과오를 인정하고 고객의 용서와 관대함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다.이번 유나이티드항공이 보여준 미숙한 위기관리 능력은 지탄받아 마땅한 것이며 CEO의 진정성 없는 말 바꾸기식 사과 또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말았다.
오스트리아의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연상케 하는 유나이티드항공의 고객 감동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우리 기업들도 신기술과 진정성이라는 두 날개를 활짝 펴고 세계시장을 향해 힘차게 비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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