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영국에서는 모직물 공업의 발달로 양털 값이 폭등하자 토지소유자들이 양을 기르기 위해 농경지에 울타리를 치고 경작하던 농민들을 내몰았던 ‘인클로저 운동’이 전개됐다.이 결과로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자 토마스 모어는 그의 저서 ‘유토피아’에서 ‘양은 온순한 동물이지만 영국에서는 사람을 잡아먹는다’며 인클로저 운동을 비판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이런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 모순이 현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바로 다슬기 때문이다.다슬기를 잡으러 하천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다슬기가 사람을 잡아먹고 있는 것이다.다슬기가 나오는 하천은 겉보기와 달리 유속의 변화가 심하거나 깊이 파인 곳이 많다.특히 다슬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초여름에는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생식물의 생장이 활발해 바위를 뒤덮어 미끄러지기가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다슬기로 인한 사고 대부분이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음주상태로 물에 들어가거나 홀로 야간에 다슬기를 잡다가 발생한다고 한다.안전 장비를 갖추고 안전 수칙을 지키기만 하면 대부분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16세기에 양이 사람을 잡아먹었던 이유는 토지소유자의 욕심 때문이었지만,21세기에 다슬기가 사람을 잡아먹는 이유는 본인의 부주의 때문이다. 자신의 안전은 자기가 지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안전수칙을 지켜 더 이상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형진·홍천경찰서 정보보안과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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