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문샷필름 CEO·프로듀서
▲ 최정화
문샷필름 CEO·프로듀서
5월 10일.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탄생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그리고 이제 약 2주 정도가 지났다.그 2주 남짓한 시간에 우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영상들과 기사들을 접하고 있다.동네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출근하는 대통령을 보았고,싸인을 해 달라는 아이가 종이를 찾는다고 가방을 뒤지고 있을 때,그 자리에 앉아 가방을 잡아주는 대통령을 보았다.총리 내정자를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나와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질문 있느냐고 먼저 물어보는 대통령을 보았고,당선되자마자 야당을 직접 찾고,열흘도 안 되어 각 당의 원내대표를 모두 초청해 간담회를 가지며 소통을 구하는 대통령을 보았다.사실,대통령이 이래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지난 시절 너무도 권위와 불통속에 갇힌 대통령만 보다보니 이러한 행보 하나 하나가 국민들에게 강력한 ‘사이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그래 이런 게 바로 흔히들 얘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겠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 또 시작되는 것이 있다.바로 언론의 흔들기다.기득권을 가진 보수언론들에게 이 과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과정일게다.서울시 정무 부시장 출신의 비서실장에겐 종북을 씌우고,대학 교수 출신의 민정수석에겐 논문 표절 의혹을 들고 나온다.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민주화 운동 출신에게 ‘종북’과 대학교수 출신에게 ‘논문표절’은 어떻게든 닿게 마련이니까.민정수석의 과거 미진한 사건을 돌아보겠다는 한 마디에 표적수사,보복수사를 들고 나오면서 과거와의 화해를 주장한다.아마도 곧 박근혜의 정치적 사면도 슬슬 시동을 걸지 않을까 싶다.과거와의 화해? 필요하고 중요하다. ‘화해’라는 행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화해’를 하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과정이 확실해야 그 결과로서의 화해가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퉁치고 만 한일 관계는 아직도 첨예한 부분에서 삐걱거리고 있고 결국,위안부는 자발적이었고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교과서까지 만드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내란 및 군사반란의 혐의가 모두 인정되어 무기 및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두 전직 대통령에게 일 년 만에 내려진 섣부른 사면복권은 광주 민주화항쟁을 20여년이 지난 후 갑자기 북한군의 개입에 의한 무장폭도들의 반란으로 유인해내며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그 어떤 사건이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없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세상엔 늘 재 뿌리는 사람들이 있다.본인들은 절대 재를 뿌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기선잡기라고 생각하고 다부진 투지로 재를 뿌린다.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하며 발표한 총리 내정자 건에 대해서 사전에 야당에 통보가 없었다며 예의가 없다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인터뷰를 보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윤창중 대변인이 봉투를 들고 나와 자랑하듯 자기도 아직 못 봤다고 얘기하던 게 생각이 나는 건 나 혼자 일까.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에 제창될 때 사전 협조가 없었다며 뚱한 모습으로 입을 꽉 다물고 있던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에서 치기어린 아이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나 뿐일까.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탓에 자신을 보기위해 광주로 왔던 아버지를 계엄군의 총탄에 잃어야 했던 김소형씨. 201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눈물의 추도사를 읽고 들어가던 그를 쫓아 나와 꼭 안아주던 문재인 대통령.진보와 보수를,여당과 야당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이런 따뜻한 가슴을 가진 대통령이라면 ‘재’부터 뿌리지는 말자. ‘임’을 위해 ‘박수’ 한 번 치자.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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