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공군1호기(KAF0001)가 28일 오후 2시(한국시간) 성남공항을 힘차게 날아 올랐다.취임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맞은 전용기는 이륙후 순항에 들어갔다.문 대통령은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객실을 찾아 기내를 한바퀴 돌며 인사를 나눴다.기자들도 문 대통령과의 동승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휴대폰 카메라를 연신 눌러댔다.예정됐던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문 대통령은 물부터 찾았다.대통령 뒤에는 첫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책임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장하성 정책실장,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보였다.기자들은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 핵을 비롯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핵심 현안부터 대통령의 여름휴가계획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고 문 대통령은 꼼꼼하게 대답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동안 전용기는 강원남부 상공을 빠져나와 동해를 지나 일본 영공에 진입하고 있었다.목적지인 미 워싱턴 D.C를 1만1449㎞를 앞두고 해발고도 9446m에서 시속 1074㎞로 비행하던 문 대통령을 태운 기체가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터뷸런스(난기류)에 휩싸인 것이다.기내에 돌연 긴장이 감돌고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문 대통령의 곁을 지키던 주영훈 경호실장은 “비행 규정상 앉아 있어야 됩니다”라고 참모들에게 문 대통령의 자리이동을 권했다.하지만 문 대통령의 답변은 이어졌다. “한·미 FTA가 더 호혜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것입니다.” 난기류에 기체는 위 아래로 흔들렸지만 문 대통령은 의연하게 미동도 없었다.안전을 위해 간담회 중단을 양해해달라는 참모들의 발언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외교팀의 노력에 달린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동행하는 취재진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첫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을 이어갔다.문 대통령의 굳은 의지와 뜨거운 열정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2시30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D.C에 도착한 직후 가장 먼저 6.25 당시 한·미 양국 장병과 유엔군의 희생이 가장 컸던 장진호전투 기념비에 헌화했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예정시간을 30분이상 넘게 머물며 당시 미 해병 영웅들의 유가족과 피난민 9만1000여 명의 생명을 구한 흥남철수 영웅들의 유가족을 위로했다.또 참전비에 ‘숭고한 희생으로 맺어진 동맹,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쓴 태극 문양의 화환을 헌화했다.문 대통령은 또 미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미 비지니스 서밋에 참석해 양국 경제인들을 격려하면서 양국의 경제협력이 한·미 경제발전과 동맹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순방 첫날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경협 확대에 공을 들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후 6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다.양 정상은 이날 첫 상견례와 함께 만찬을 같이한다.30일 오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견례는 정상회담 보다 더 중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양 정상 간 신뢰를 통해 향후 북한 등 지역과 글로벌 이슈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파트너인가를 서로 탐색하는 순간이다.첫 만남과 만찬 분위기는 정상회담의 성공과 직결될 것이다.오늘날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직면한 외교현안은 험로와 격랑의 연속이다.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한·일,한·중관계는 깨지기 쉬운 유리잔과 같다.또 여러 악재들이 삼각파도가 되어 맹수처럼 달려들고 있다.문 대통령이 첫 미국 방문길에 만났던 난기류와 같이 한번 왔다 가는 복병이 아니다.우리 시간으로 30일 밤 11시10분 전 국민들의 눈과 귀가 백악관에 집중되는 이유다.

워싱턴 D.C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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