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금강산관광 중단 9년, 고성 명파리 마을
관광 중단 여파로 폐업 잇따라
북 잇단 도발 관광재개 불투명
주민 “특별법 등 보상 이뤄져야”

“어느때보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의 북한 움직임으로 볼 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 합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9주년을 앞두고 찾은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마을은 적막감만 흘렀다.주민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특히 지난해 마을 외곽으로 국도 7호선이 새롭게 확·포장 개통되면서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는 차량들도 신설도로로 통행,마을은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명파리 마을은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면서 특수를 누렸던 지역이다.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집에 돌아가면서 건어물 가게에 들러 오징어나 명태포 등을 샀다.관광버스 한 대당 30만∼40만원어치는 팔았다.그러나 지금은 도로변 곳곳에서 문을 닫은 식당,건어물가게 등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건어물 가게 6곳 모두 문을 닫았고,5개 식당 중 1곳만이 인근 공사장 인부들을 대상으로 근근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인근의 현대아산 화진포아산휴게소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금강산 관광객들이 CIQ에 들어가기 전 집결장소였던 화진포 아산휴게소는 드넓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고 출입문이 굳게 잠긴 발권장 내부는 먼지만 가득했다.

명파리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했던 이종복(62)씨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기다리며 끝까지 버티다 2개월여 전 휴업 신청을 하고 현재는 막노동일도 없어 거의 놀다시피 하고 있다”며 “일단 새 정부가 남북간의 대화를 표방하고 있어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지만 모두들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고성지역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는 당장 어렵더라도 그동안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주민들은 지난해 ‘금강산 관광 중단 피해대응 고성군 추진위원회’를 구성,상경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금강산 관광중단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가시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강훈 군 번영회장은 “최근 흐름으로 볼 때 금강산 관광이 빠른 시일내에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된 고성지역을 위해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보상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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