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 이어 네 번째 희귀자료
일본 왕래 고미술상 통해 입수
내달 27일 고판화박물관 공개

▲ 최근 원주 고판화박물관이 수집한 한글 판목으로 제작된 일본식 보석함(14.5×8.5×7.0cm)
▲ 최근 원주 고판화박물관이 수집한 한글 판목으로 제작된 일본식 보석함(14.5×8.5×7.0cm)
구한말 제작된 한글소설 목판 다섯 장이 발견됐다.방각본 한글소설 목판으로는 ‘삼국지’ ‘유충열전’ ‘심청전’에 이어 네 번째로 발굴된 희귀 자료인데다 일본식 보석함 형태로 훼손된 상태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글소설 목판으로 만들어진 가로 14.5cm,세로 8.5cm 크기의 일본식 보석함을 최초 공개했다.한선학 관장이 최근 일본을 왕래하는 고미술상을 통해 입수한 유물로,한글소설 목판 5장으로 만들어졌다.보석함의 덮개는 완판본 한글고전소설인 ‘소대성전’이,목판 상자 앞면과 뒷면에는 각각 ‘심청전’과 ‘초한전’이 사용됐다.좌측 옆면은 ‘삼국지’,우측 옆면은 ‘초한전’ 목판으로 만들어졌다.또 보존을 위해 주칠로 입혔다.

보석함을 만들기 위해 훼손된 목판 다섯 장은 조선 후기 민간업자가 판매를 목적으로 출판한 방각본 한글소설을 인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한 관장은 “방각본 한글소설은 50여종 200여권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책판은 단 3점에 불과했다”며 “이번에 수집된 보석함을 통해 처음 나온 목판 3장을 포함한 5장이 대거 발굴돼 19세기 한글소설 출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영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완판본 한글고전소설 목판 500여 점이 1940년 서울로 올라가 6·25 때 불타 사라진 것으로 보고돼 있었으나 이번 사례를 통해 일부는 일본으로 흘러갔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완판본 목판의 새로운 유통 경로는 물론 일본에 의해 문화재가 훼손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이 교육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굴된 일본식 보석함은 내달 27일부터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제8회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 특별전에서 대중에 공개된다.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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