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 살아있는 행간의 숨결 탁월”

▲ 정현종(사진 오른쪽)·이상국 시인이 시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 정현종(사진 오른쪽)·이상국 시인이 시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 중 유영삼의 ‘그믐’,김정희의 ‘수국’,김도형의 ‘수목장’ 그리고 안광숙의 ‘감자의 둥지’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그중 ‘그믐’과 ‘수국’은 전통 서정시의 향기를 지니고 있었으나 본인들의 여타 작품과의 결이 달랐고 ‘수목장’은 시의 폭이 협소했다.이에 따라 비교적 긴 호흡과 행간의 숨결이 살아있는 ‘감자의 둥지’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시는 언어로 쓰여지지만 언어가 전부는 아니다.당연히 언어의 배후인 사유와 지적 자산을 필요로 한다.그러나 응모작품 대부분이 지닌 사유의 불구성과 자기도취적 요설,그리고 언어 곡예는 요즘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지닌 공통적 폐단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언어를 동원했음에도 작품들이 관념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생명력의 문제다.그것은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확대하면 우리 사는 세상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중문화적 교양이나 감수성 정도로 시가 된다고 믿는 것은 우리 서정시에 대한 일종의 폭력일 수 있는 것이다.오랫동안 시를 쓰는 사람들도 문학이 심각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살기도 힘든데 엄숙함은 우리를 부담스럽게 한다.그렇다고 문학이 삶을 가볍고 유희적으로 바라봐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축하와 함께 시인을 꿈꾸는 이들의 고투에 박수를 보낸다.



◇본심 심사위원=정현종·이상국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